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쭈그러진 냄비라고

커피앤레인 2009. 5. 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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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5/8

쭈그러진 냄비라고...........

 

 

 

피래미선생으로 유명한 안기태 선생은 시사만화가였다.

지금은 신문사에서 은퇴를 하셨지만 작품활동만은 여전히

왕성했다.

언제가 카툰전시회를 함 열겠다고 하셨는데

아직 준비가 덜되었는지 어젠 몬일로 중앙동에 나왔다가

혼자 강나루에 들렸다 울 일행과 함께 합석을 했는데

그는 유모어가 꽤나 풍부했다.

해서 술잔을 부딪치는 간간이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그게 Y 담 비스무리해서

거기에 모인 사람이 모두 박장대소를 했다.

 

 

한데 Y담도 Y담 나름인지

수준이 높으니 여자들이 더 깔깔대고 웃었다.

 

 

해서 여기에 그 일부라도 옮기고 싶지만

차마 선생의 전매특허인 것 같아 필설로는 말을 못하겠고

암튼 올챙이 형제 이야기와

쭈그러진 냄비라고 고구마 못 삶나 하는 이야기는 일품이었다.

 

 

원래 

혜학에 밝은 사람치고 머리가 나쁜 사람이 별로 없는데

머리 좋다고 돈도 잘 버는건 또 아닌 것 같았다.

 

 

부산영화계의 터줏대감인

김감독님은 오늘 몬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KBS인가MBC인가

 60년대 낭만과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을

취재한답시고 강나루에 온다하여 잠시들렸다며

예의 박꽃을 열창했는데

 

 

한데 간밤에 몬 일이 있었던지

뜬눈으로 밤을 새웠나보다.

해서 이 넘이 들어가니까

우사장 니가 일어서야한데이

니는 이 시대의 정서다이 알았나 해사면서

연거푸 맥주를 권했는데

 

 

아이고 아직은 괜찮습니다

사람이란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안있겠습니꺼 했더니

좌중에다 일마 이거 괜찮은 넘이데이

이 좃 같은  넘이 그래도

부산 국제 영화제에 온 유현목 감독님을 대접했는데

유감독님이 그걸 늘 못잊어 한다며

우 사장  니 알았제 해사면서

또 술잔을 부딪쳤다.

 

 

유현목 감독은

울나라 최고원로 감독으로

오발탄 같은 유명한 작품을 남기신 분인데

김감독님의 사부이기도했다.

해서 이 넘이 가는 단골집에서 

몇번 대접을 했더니 보통 받는 일상의 그런 대접과는

좀 많이 달랐던 모양이었다.

(사실 영화감독들이 왔다고 미리 부탁을 했더니 미스 코리아 뺨치는 주인 아짐씨가 끝까지 자리를 뜨지않고 직접 서빙을 한게 인상에 많이 남았나보다)

 

 

한데 불행히도

얼마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신 이후로

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거동이 불편한 모양인데

부산에 오시면 늘 반갑게 자리를 같이하며

싸인도 해주시며 

언제 제주도에 있는 내 집도 함 꾸며줘하곤 했는데

 

 

세상이 문디 지랄같으니  

이 넘이 예전만 못한게  안쓰러웠던지

저녁내내

우사장 니가 일어서야한데이

니는 우리시대의 정서다이 알았나 해사면서

김감독은 연거푸 술잔을 권했다.

 

 

해서 이 넘

-좃 같은 넘 술 한잔 받으이소

그리고 이건 얼마전에 일본사람이 선물한건데

커피하고 커피믹스입니다.사모님 갖다 드리이소

늙으막에 괜히 사모님한테 찍히지 말고예 ................................했더니

-ㅎㅎㅎ 우사장 니하고 있었다하면

우리 집사람은 아무 말도 안한다하더니

 

그때부터 예술이 직관이가 직감이가 해사면서

-어이 독일철학 니가 말함해봐라 하니

동대 손교수가

-직관이지요 예술은 그 표현이고요 ...........................해사면서

둘이서 한바탕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좃 같은 넘은 원래 김감독님 특유의 애정 표현이었다.

그나저나

쭈그러진 냄비라고 고구마 못삶나 ................하는

이 절묘한 표현은 도대체 오데서 나왔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