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마눌을 위하여

커피앤레인 2009. 7. 7. 12:19

2009/7/7

마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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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아프다는 마눌을 위하여

산도라지라도 캐러갈까?

해서 영양근처 창수령까지 산꾼을 따라나섰더니

산꼭대기에 풍력발전기 20여대가 무척 이채로왔다.

산도라지는 밭도라지보다 대가 훨 약했는데

하지만 뿌리만큼은 울할매 뱃가죽처럼

쪼글쪼글했다.

송회장은 그게 밭도라지 보다 더 좋은거라며

이건 더덕이고 이건 도라지며 이건 고비라며

일일히 설명을 했다.

 

 

한데 앞서 출발한 산꾼들은 저만치 산을 오르더니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두사람만 달랑 남아  

-송회장 이러다가 우리 간첩이라고 오해 받는것 아니여 ?

-간첩은 몬간첩

-봐 곡갱이 하나만 달랑들고 두 넘이 산을 오르는데

누가 신고라도하면 우야지?

-아이고 참말로 .................................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산도라지 구별하는 방법을 배운후

그나마 도라지 몇 뿌리를 캐고났더니

시간이 제법 갔는지 배가 또 실실 고파왔다.

해서 밥먹고 합시다 했더니

몇신데 벌써 밥을 먹어요................................했다.

몇시는 몬 몇시 배고프면 먹는거지 뭐 ...했는데 

주산똑순이는 그래도 이 넘이 온다하니까

밤새 신경이 좀 쓰였나보다.

밥도 싸오고 감자도 삶아왔는데

야외에선 뭐니뭐니해도

땡초와 마늘과 상추가 최고다며 한봉지를 따로 주었는데 ..................

이 아짐씨는 애들하고만 놀아서그런지 참 순진했다.

한데 오데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ㅋㅋㅋ

사람을 보자마자 포옹이라도 함하자고 했다.

해서 좀 찐하게 안아주었더니

-넘 찐하다해사면서 엉덩이를 쏘옥 뺐다.

ㅎㅎㅎ 역시 여잔 여자인가베 ㅋㅋㅋ

 

 

저녁무렵 술도 한잔 되었겠다.

산꾼들도 다 돌아왔겠다.

혼자서 남은 캔맥주를 마시면서 땅콩을 홀짝홀짝 까 먹었더니

옆에 앉은 산꾼이 고소한 냄새가 너무 좋다며 지도 좀 달라고 했다.

해서 이왕주는 것

자리에서 일어나 차 안을 한바퀴돌며

콩 하나 가지고 아홉명도 갈라먹는데 .........나눠먹읍시다하고

몇개씩 나눠주면서 뒷좌석까지 갔더니 

-아이고 행님 행님은 우리과다 해사면서 

알파인 이 인간이

죽은 저거 형님이 살아서 돌아온 것 처럼 

엄청 좋아하더니 소주잔을 연거푸 돌리는 바람에

엊그저껜 마눌을 위하여 산도라지 캐러갔다가

하마트면 술독에 빠져 죽을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