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파도야 파도야

커피앤레인 2009. 8. 12. 11:38

2009/8/12

파도야 파도야

 

39967

 

 

 

 

 

여름을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쉬웠지만

이미 바다는 모든걸 포기했나보다.

해서 그런지 파도가 엄청 많이 몰려왔다 몰려갔다.

하지만 성난 파도는 백사장이 가까울수록 제풀에 기가 껶여 힘을 잃어버렸다.

오늘따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해운대 역시  진하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한산했지만

그나마 한쪽 구석에 쳐 놓은 파라솔이 아직은 피서철이란걸

어름프시 깨우쳐주었다.

 

 

 

피카소 갤러리엔 젊은 작가가 그림을 전시하는지 

온통 원색들이 난무하였다.

그림도 그시대 흐름만큼은 어쩔수 없나보다.

조금은 만화같은 기법이 눈에 거슬렸지만 

그건 작가의 마음이니 이 넘인들 어쩌랴  

하지만 강여사는 그나마 대관이 잘되는 모양이었다.

혈색도 좋고 옷매무새도 예전에 비해 훨 깔끔했다.

 넘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반갑기도하고 할애기도 많아

거어이 커피 한잔을 마시고 가라고 하였다.

 

-샘은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젊어지긴

-아니예요 훨 캐주얼하고 세련돼보여요

-그래여?

 

 

방어진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6시50분에 있었다.

간간히 내리는 가랑비 사이로  

녹색 들판이 보였고 군데군데 촌락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조그만 여유를 내어 인간세상을 떠나면

푸른 바다와 들은

지천에 늘려있건만

왜 우리는 이 아름다운 자연을 늘 잊고만 살까 ?

 

 

방어진으로 가는 길은 꽤나 멀어보였다.

화순이는 오늘따라 손님이 뜸한지 이웃집에 마실을 갔다고 하였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내 불러올게

효정이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불쑥 불쑥 나타난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며 효순이를 데리고 왔다.

-아이고 꼭 잊을만 하면 나타나네

-ㅎㅎㅎ 그래도 안오는 것 보단 훨 났잖아

-그건 그렇져

-암튼 올만에 만났으니 울 셋이서 술이나 한잔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