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6
긴 침묵 그리고 또
장대기차가 지나간
텅빈 기차길을 바라보며 한동안 그렇게 멍하게 서 있으니
갑자기 랭스톤 휴즈가 생각이 났다.
저 철다리 위로 구름이 흐른다는 ..........
그는 흑인 시인이었지만
언제나 그의 싯귀엔 그리움 같은 향수가 짙게 배여 있었다.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김소월의 싯귀만큼이나
늘 가슴을 애잔하게 했는데
오늘따라 고갈산(봉래산)을 가보고 싶은건 왜일까?
해서 카메라를 울러매고 길을 나섰더니
점순이 집에서 고갈산 정상까진 그리 멀지 않았다.
아 내가 이 집을 언제 지었지 ......................?
점순이 집은 청학동에서도 달동네에 속할만큼
산 중턱에 있었는데
지금 봐도 집이 참 아름다웠다.
옥탑방이 무허가라고 민원이 들어가는 바람에 네번이나 깨 부셨지만
그땐 몬 용기가 그리도 있었던지
가난한 넘은 아이도 못낳나해사면서
구청 직원들을 설득해서 기어이 점순이네
아들 방을 만들어주었던게
엊그제같았는데
그때도 지금 처럼 추석 그무렵이었던 것 같았다.
한 여름 산복도로 위 2층집을 짓느라
땡볕에 너무도 고생을 했지만
그것보다 네번이나 망치부대와 싸우면서
때려부수고 다시 짓고 때려부수고 다시 지어
결국은 집을 완성해준게 너무 고왔던지
울 꼼보 아짐씨 점순이는
-사장님 내 맘 알지예 하면서
배 한상자를 기어이 내 승용차 뒷 트렁크에 밀어넣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는데
그 모습이 지금도 가슴을 찡하게 했다.
한데
점순이는 예나 지금이나 알바를 나갔는지
오늘도 보이지 않았는데..................
( 가난은 죄가 아이다이.
단지 니나 내나 돈을 몰랐을뿐 고게 죄라면 죄지 ...................뭐)하고
겨우 사진 몇 컷을 앵글에 담고는
다시 오솔길을 따라 산을 오르니
저너머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데
봉래산에서 바라보는 북항은
천마산 정상에서 보는 부산전경하고는 너무 달랐다.
만에 하나 새로이 부산타워를 짓는다면
이 넘은 천마산 송전탑 근처에 짓는게 젤 좋을 것 같은데 ............
부산시장도 그리 생각할까 그게 아리쏭했다.
암튼 경성대학교에 외래교수로 나가는
김옥연 교수는 이상의 날개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여 무대에 올린다고
샘 초대장을 보내겠습니다 하여
보내는 김에 포스터도 몇장 보내라고 했더니
10장을 아는 촌 넘 편에 실어 보냈다.
받은 김에
그자리서 두장은 강나루에 /
두장은 계림에 /두장은 어느 여자고등학교에/ 붙이고
그리고 남은 두장은 다산과 해인당에 붙이고
마지막 한장은 사정사정하여 부산호텔에 붙였더니
촌넘이 행님은 재주도 좋네.
어떻게 그렇게 단숨에 다 붙이느냐고 했다.
해서
원래 과부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니도 이런 일 함 해봐라
손이 얼마나 귀하고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끼다
그리고 이때만큼 안다는게 좋은게 없다는걸 니는 잘 모를꺼다했더니
지는 오직 돈 밖에 모른다나................
해서
에잇 더러븐 넘아 했더니
와 ?
내가 더러븐 넘입니꺼
그래도 지딴엔 깨끗이 한다고
매일 아침 샤워하고 나온단다.
아이고 이런 죽일 넘이 있나
니는 내 말귀를 알아듣나 못알아듣는척 하는거가
이 능구렁이 같은넘아
죽을 때도 네 넘은 돈을 떵구멍에 쳐 박고 죽을끼다 .........................했더니
아따마 행님도
그러는 행님은 모하는데여 해사면서
지 혼자 또 씩씩거렸다.
하긴
그 넘 말도 틀린건 아닐게다.
돈이 없으면 고 넘의 주둥아리라도 좀 조용하시지
모 잘났다고 ,,,,,,,,,,,,,,,,,,,,,, 큰 소리는 큰소리잉교 하는가 본데
그래도 이 넘은 살았다는 흔적만은 있다 아이가 해사면서
일장 연설을 한다음
하기사 배속에 떵 밖에 안 든 네 넘이
우찌 봉황의 그 깊은 뜻을 알끼고 했더니
그라믄 내가 모라는 겁니꺼? 하고 또 지랄 염병을 떨었다.
모긴 모라
네 넘은 돈밖에 모르는 연작이지 ............................................
고 것도 모르나 ?
(하기사 언 뇨자도 돈밖에 모른다 하더라만
오나가나 돈이 최고인가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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