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긴 침묵 그리고 또

커피앤레인 2009. 10. 6. 17:40

2009/10/6

긴 침묵 그리고 또

39976

 

 

 

 

장대기차가 지나간

텅빈 기차길을 바라보며 한동안 그렇게 멍하게 서 있으니

갑자기 랭스톤 휴즈가 생각이 났다.

저 철다리 위로 구름이 흐른다는 ..........

 

 

그는 흑인 시인이었지만

언제나 그의 싯귀엔 그리움 같은 향수가 짙게 배여 있었다.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김소월의 싯귀만큼이나

늘 가슴을 애잔하게 했는데

오늘따라 고갈산(봉래산)을 가보고 싶은건 왜일까?

 

 

해서 카메라를 울러매고 길을 나섰더니

점순이 집에서 고갈산 정상까진 그리 멀지 않았다.

 

 

아 내가 이 집을 언제 지었지 ......................?

점순이 집은 청학동에서도 달동네에 속할만큼

산 중턱에 있었는데

지금 봐도 집이 참 아름다웠다.

옥탑방이 무허가라고 민원이 들어가는 바람에 네번이나 깨 부셨지만

그땐 몬 용기가 그리도 있었던지

가난한 넘은 아이도 못낳나해사면서

구청 직원들을 설득해서 기어이 점순이네

아들 방을 만들어주었던게

엊그제같았는데

그때도 지금 처럼 추석 그무렵이었던 것 같았다.

 

 

 

한 여름 산복도로 위 2층집을 짓느라

땡볕에 너무도 고생을 했지만

그것보다 네번이나 망치부대와 싸우면서

때려부수고 다시 짓고 때려부수고 다시 지어

결국은 집을 완성해준게 너무 고왔던지

울 꼼보 아짐씨 점순이는

-사장님 내 맘 알지예 하면서

배 한상자를 기어이 내 승용차 뒷 트렁크에 밀어넣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는데  

그 모습이 지금도 가슴을 찡하게 했다.

한데

점순이는 예나 지금이나  알바를 나갔는지

오늘도 보이지 않았는데..................

 

 

( 가난은 죄가 아이다이.

단지 니나 내나  돈을 몰랐을뿐 고게 죄라면 죄지 ...................뭐)하고

 

 

 

 겨우 사진 몇 컷을 앵글에 담고는

다시 오솔길을 따라 산을 오르니

저너머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데 

봉래산에서 바라보는 북항은

천마산 정상에서 보는 부산전경하고는 너무 달랐다.

만에 하나 새로이 부산타워를 짓는다면

이 넘은 천마산 송전탑 근처에 짓는게 젤 좋을 것 같은데 ............

부산시장도 그리 생각할까 그게 아리쏭했다.

 

 

암튼 경성대학교에 외래교수로 나가는

김옥연 교수는 이상의 날개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여 무대에 올린다고

샘 초대장을 보내겠습니다 하여

보내는 김에 포스터도 몇장 보내라고 했더니

 10장을 아는 촌 넘 편에 실어 보냈다.

받은 김에

그자리서 두장은 강나루에 /

두장은 계림에 /두장은 어느 여자고등학교에/ 붙이고

그리고 남은 두장은 다산과 해인당에 붙이고

마지막 한장은 사정사정하여 부산호텔에 붙였더니

촌넘이 행님은 재주도 좋네.

어떻게 그렇게 단숨에 다  붙이느냐고 했다.  

 

 

해서

원래 과부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니도 이런 일 함 해봐라

손이 얼마나 귀하고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끼다

그리고 이때만큼 안다는게 좋은게 없다는걸 니는 잘 모를꺼다했더니

지는 오직 돈 밖에 모른다나................

 

 

해서

에잇 더러븐 넘아 했더니  

와 ?

내가 더러븐 넘입니꺼

그래도 지딴엔 깨끗이 한다고

매일 아침 샤워하고 나온단다.

 

 

아이고 이런 죽일 넘이 있나

니는 내 말귀를 알아듣나 못알아듣는척 하는거가 

이 능구렁이 같은넘아  

죽을 때도 네 넘은 돈을 떵구멍에 쳐 박고 죽을끼다 .........................했더니 

아따마 행님도 

그러는 행님은 모하는데여 해사면서 

지 혼자 또 씩씩거렸다.

 

 

하긴

그 넘 말도 틀린건 아닐게다.

돈이 없으면 고 넘의 주둥아리라도 좀 조용하시지 

모 잘났다고 ,,,,,,,,,,,,,,,,,,,,,, 큰 소리는 큰소리잉교 하는가 본데

그래도 이 넘은 살았다는 흔적만은 있다 아이가 해사면서

일장 연설을 한다음

하기사 배속에 떵 밖에 안 든 네 넘이

우찌 봉황의 그 깊은 뜻을 알끼고 했더니

그라믄 내가 모라는 겁니꺼? 하고 또 지랄 염병을 떨었다.

 

모긴 모라

네 넘은 돈밖에 모르는 연작이지 ............................................

고 것도 모르나 ?

(하기사 언 뇨자도 돈밖에 모른다 하더라만

오나가나 돈이 최고인가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