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멍청한 하루

커피앤레인 2009. 9. 27. 23:19

2009/9/27

멍청한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가을비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포근하고

여름비라고 하기엔 너무 철없는 가랑비가

하루종일 아스팔트 위로 떨어졌다.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일요일이면  술집조차 문을 열지 않았다.

하긴 매일저녁 잡넘들 뒷치닥거리 하는 것도  유분수지

왠만한 도를 딲지 않고서는 오장육부가 다 튀틀릴터인데  

그나마 돈맛에 억지 웃음을 팔았지만

그래도 일요일만큼은 그네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한데 장 노는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새벽이 멀다하고 오밤중에도 부산을 떨어야 직성이 풀리는 노가다는

노는게 사는 것보다 더 지겨웠다.

해서 사의 찬미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 전화를 삐리리 때렸다.

비가오니 사는게 더 따분했던지 별필요없는 이야기들을 한참동안 늘어놓더니

알았어.................................

용기 내 사는게 다 그렇지 뭐

궂은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고 좋은 일이 있으면 궂은 일이 있다 했잖아 하고

지가 도리어 위로를 했다.

하기사...................

내 아픔보다 남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면 그게 훨 편하겠지.

 

 

 

사의 찬미를 올만에 봐서 그런지 윤심덕/김우진/홍난파 .......................등등의

이름이 퍽 정겨웠다.

소위 말하는 일본 유학파들이었지만

지주의 아들이라고

한때 대한제국 최고의 프리마돈나라고 추겨세웠던 그녀도

말년까지 다 아름다운건 아닌가 보다.

성공이 뭔지 인생이 뭔지 ........................

지식이 많을수록 고뇌가 많다하더니

역시 바보가 즐거운가보다.

 

 

그라고 보니 언 뇨자가 10월에 이상의 날개를 현대무용으로

문화회관에 올린다고 선생님 오실꺼죠 ? 하고 물었는데

대답이야 철떡같이 했지만

그건 그때 가봐야 알 일이고

요즘은 때아닌 동거안에 든 스님처럼

내 삼실안에서만 맴맴돌며

도대체 왜 사는거야 ?

돈이 모야 ? 하고 하루에도 수십번 되뇌이지만

답은 여전히 선문답처럼 공허했다.

 

 

한데 베트남의 저 뇨잔

그나마 가시나무새님은 작품이라도 남겼지만

지는 도대체 모하는지 모르겠단다.

모하긴 ?

다들 그 잘난 돈 쫓아다니다가

인생 종치고 날샜지 뭐 ......................

(진짜 나보다 더 바보도 있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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