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커피타임

커피앤레인 2009. 9. 7. 15:45

2009/9/5

커피타임

 

39973

 

 

 

 

 

호텔 커피숍은 아침이면 늘 한산했다.

잠시 신문을 훑어본 다음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그새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왔나보다.

여기저기 짐을 모아둔게 눈에 띄었다.

곧 시내 쇼핑을 갈 모양인지 저거끼리 왁자지껄하더니

어느새 가이드를 따라 썰물처럼 쪼르르 사라져버렸다.

 

하늘은 오늘따라 더 공허했다.

하지만 가을인가했더니 햇살이 의외로 따가왔다.

잠시 우체국에 들렸더니

비둘기 두마리가 공중을 한바퀴 휘 돌다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설마 저 넘들도 낮부터 사랑에 빠지진 않겠지?

 

 

노가다에겐 가을이 무척 야속했다.

겨울이 곧 닥아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게 염려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도

노가다는 미련스럽게도 또 다음 겨울을 걱정했다.

한데 누군가 염장을 찌른다고

이번 겨울엔 홋가이도라도 한번 가보자고 했다.

홋가이도?

좋지 ........................

하긴 겨울내내 억척스럽게 눈이 내리는 곳에서 삿뽀르 료긴에서

주모와 수작을 거는 것도 잼있으리라 .........

 

 

문득 젊은 날이 생각났다.

한 여름 한 겨울엔 일이고 뭐고 그만두고

외국에 나가서 실컷 놀다오리라 생각했는데

그건 그냥 공염불에 불과했다.

그게 이 넘의 인생이었다.

아무리 지랄 같아도 .....................오늘도 꾸역 꾸역 살아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