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인지상정이겠제

커피앤레인 2009. 8. 19. 13:38

 

오 세효作

 

39970

2009/8/19

인지상정이겠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만 하루가 지났나보다.

살아 생전엔 서로 다른 시선을 보던 사람들도

막상 고인이 하늘의 부름을 받고나니 서운한건 마찬가지인지

마음들이 착잡한 것 같았다.

얼마전엔 노무현 대통령이 그러더니 이번엔 김대중 대통령이 그러니 

마치 형 아우 하듯이 그렇게 줄 초상을 당하니 

나로호가 우주를 날아간다해도 사람들의 심기가 그리 편한건만 아닌것 같았다. 

하지만 어쩌랴 

인명은 재천이라 했거늘 ...................................

울같은 무지렁이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밖에

 

 

 

올핸 유난히도 장맛비가 오래 계속되어서 그런지

해수욕장엔 늦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작년 이 맘때만 해도 러시아와 미국에서 온 사람들 속에서

홀로 수영을 즐겼는데

올핸 아무래도 좀 더 있어야 이 호젓함을 만끽 할 수 있으려는지

 

 

암튼 정교수와 오화백은

늦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일본으로 떠났나보다.

늦여름 후지산을 오른다며 떠났다는데

송제선생은 쓰시마는 별로 볼게 없더라 하시면서

계속 복분자만 홀짝 홀짝 마셨다.

-우사장 내 새로 나온 시집 받았나?

-모르겠습니다. 언제 또 새 시집이 나왔습니까

-해외 여행하면서 쓴것만 골라 만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일전에 받은 것 같기도 하고 안받은 것 같기도 하고

이 넘도 가물가물했다.

한데 신기한 것은 대부분 시인들은 자기 시집을

왜 공짜로 보내주는지..................................

그게 알쏭달쏭했다.

 

 

해질무렵

송도 해안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데

낚시꾼 한사람이 열심히 아이스박스를 비웠다.

아마도 하루종일 먹은 찌거기들을 내버리는 모양인데

그게 영 눈에 거슬렸다.

캔이며 비니루 봉지를 바윗틈에 숨겨두는 폼이 

전혀 거리낌이 없었는데  

참 한심한 인간 같았다.

어제도 그저께도 저랬겠지하고 생각하니 울화통이 터져

에잇 나쁜넘들

그라면 그걸 누가 치운단 말인가하고 고함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

 

 

그라고보니 철계단 아래로

낚시꾼들이 여기저기서 열심히 낚시대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했는데

아마도 물때를 타고 고기가 몰려올걸 기대했나보다.

하지만 들어올리는 낚시대마다

 고기는 고사하고 잇감만 없어진걸 보아

근해의 고기들도 이젠 약아질대로 약아진 모양이었다.

 

 

해서 노래라도 함 부를까 하다가

낚시꾼들에게 피혜가 될까봐

그냥 바다를 내버려둔체

 새로 생긴 남항대교를 따라 강나루에 왔더니 

패션 샾을 하다가 말아먹은 마니란 뇬이 

 오빠야 .....................하면서

집에서 만든 반찬거리라면서 아이스박스 한통을 건네주었다.

-뭘 이런걸 다 갔다주노

안그래도 먹을게 많은데

-아이고 오빠야 살 빠진걸 보니 먹는것도 시언찮은 것 같아 가져 왔지

-그래 암튼 고맙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잘 먹을게 했지만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문디 가스나 ............................좀 잘 하지

 

 

미찌고는 마지막 리허설이 한창인가 보다.

편지가 너무 늦었다며 미안해 했는데

내년 봄에 다시 만날걸 고대한다며

그때 까지 몸 조심하라며 신신 당부를 했다.

(걱정마여 -겡기데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