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꿈은 이루어지겠제

커피앤레인 2009. 10. 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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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꿈은 이루어지겠제

 

 

 

늦가을의 새벽은 5시가 되어도 아직 바깥이 어둑어둑했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가까운 교회라도 찾아 갔을텐데

요즘은 남의 방해를 받고 싶지않아서 아예 내가 자는 숙소에서

먹고 자고 기도하고 하나님하고 고주알 매주알했다.

 

 

하지만 이 넘의 기도제목은 보기보다 아주 단순했다.

한개 아니면 많아야 두서너개가 고작이었는데

간혹 대통령이 쪼매 힘들어하면 꼽사리로

우리 이명박 대통령 좀 도와주이소하고 하나 덧붙이던가

아니면 어느 아는 뇨자 딸이 고대인가 오덴가 간다하던데

이왕 봐주는것 고것 쪼매 봐주면 안되겠습니까 하고

와이로를 썼다.

 

 

한데 엊그저껜 몬 맘인지

SK 보단 기아를 더 응원하고 싶어 기아 좀 이기게 해주이소 했더니

그래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암튼 기아가 이겨서 기분이 참 좋았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또 알겠지만

원래 태생이 갱상도 보리 문둥이 태생이다보니

마음은 언제나 롯데나 SK 쪽으로 의당 기울기 마련인데

이번 코리안 시리즈만은 왠지 기아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기도를 했더니 우연의 일치인지 기도의 응답인지

암튼 하나님은 기아의 편을 들어주었다.

한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넘이 그날따라

오늘 기아가 6대5로 이길꺼다 했더니

진짜로 6대5로 이기나보자 하던 넘들이

진짜로 6대5로이기자

와 니는 우예그리도 잘 아노 맹도네 맹도 하고 혀를 내 둘렀다.

 

 

(아이고 문디 같은 넘들

 한문도 우찌 그리들 모르노

맹도가 모꼬 명도지

맹도(盲道)는  소경맹(盲) 길도(道)자이고

명도는 밝은명(明) 길도(道)자인데

맹도는 한마듸로 길이 콱막혔다는 말이고

명도는 길이 훤이 밝다는 것인데

우찌 고것도 구별못하는지 )

암튼 내 기도는 그랬고 내 예상은 그렇게 적중했다.믿던지 말던지

(그렇다고 신통하다고 복채 가지고 오기없기 )

 

 

 

암튼 저녁무렵 해가 또 실실 넘어가자

해인이 오늘만큼은 자유라고 차나 한잔 하자고 했다.

-왠일 ? 이고 했더니

 

야시 같은 저거 마눌이

교회에서 일박이일로 수련회인가 몬가 갔다나...

해서 오늘밤만은 늦게 가도 된다며 좋아라했는데

하여 모처럼 사무실 근처 백년어라는 조그마한 찻집엘 갔더니

이쁜 아짐씨가 몰 좀 볼줄 아는지

사람을 힐끗 힐끗 쳐다보더니

들어올 때 부터 사람이 범상치 않더라나 우짠다나 ..........하면서

보이차를 따라주었다.

 

 

범상치 않다?

듣기는 괜찮은데

이 말 오데서 많이 들었던 것 같아

한참동안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렸더니

아 맞다 설서 광고디자인한다던  그 뇨자도 그랬제

언제 설오면 지가 밥 산다고 꼭 전화하라고 했는데 ...........................

 

 

한데 울마누라 말마따나 속을 들여다보면

 쥐뿔도 범상한게 없다던데

사람들은 왜 이 넘을 범상치 않다고 하지

설마 이 넘이 가슴앓이를 넘해서

남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그런걸까  .....................

 

 

 

암튼 세월도 이젠 저만치 갔으니

남의 집도 지을만큼 지었고

디자인도 캐리어라고 내어 놓을만한건 하나도 없어도

종이 위에 뭘 적으라고 하면 한바닥 정도는 적을 수 있을 정도니

이제 더 이상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는 것도 별로 없고

인간 같지않은 인간들하고

또 돈 가지고 자꾸 치사스럽게 입씨름 하는 것도 귀찮아서

 

오늘새벽엔

하나님요 하나님 소원은 도대체 몬교

내가 함 들어드릴께요  

어차피 내 소원 안들어줄려면

내가 하나님 소원 들어드릴게요 .....................

하나님도 속 상하는 일이 얼마나 많겠습니꺼 했더니

하나님도 기가 막히는지 오늘새벽은

절마 저거 미쳤나 와저라노 하는지 오늘따라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죽을려면 몬 짓을 못할까 하더라만은

설마 이 넘이 그 꼴은 아니겠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