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일본 X 파일

커피앤레인 2009. 10. 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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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일본 X 파일

 

 

 

눈을 뜨니 아직 날이 어두었다.

해서 시계를 힐끗 쳐다보았더니 새벽 3시45분이었다.

아니 아직 이것 밖에 안되었나?

해서 잠시 기도겸  묵상을 하다가

이왕에 일어난 것 책이나 좀 읽어볼까 하고

간밤에 송제 이상개 선생한테 받은 일본 X 파일이라는

시집을 펼쳤더니

온통 일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적개심으로 꽤나 가득했다.

 

 

원래 송제 이상개선생은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창원에서 자란 후 

부산 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는데 

워낙 말수가 적어 

때론  

조금은 일본사람 같고 조금은 한국사람같았다.

 

 

 

 한데 선생의 시를 읽어내려가는 순간

겉으로 보는 송제 선생과  내면에서 용솟음치는

송제선생은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싯귀 하나 하나

 저토록 뜨거운 피가 들끓고 있었는데  

어찌하여 평소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하는 식으로

우유부단해 보였을까 .............................

그게 오랜 세월 만고풍상을 겪으며

다져진 내공이었단말인가.

 

 

 

 

 

 

 

쪽 바리 가라 /

 

                                    송제 이 상개

 

 

 

일본서기 (*일본 고대 역사책)를

해독하는 열쇠는

 

 

우리나라

경상도 方言(방언/사투리)

 

 

"똑바로 가라"는

쪽 바리 가라

 

 

지까다비여

게다짝이여

 

 

쪽바리 가라

똑 바로 가라.

 

 

 

 

영웅대결 安重根과 伊藤博文(안중근과 이등박문)/

 

 

                                                   송제  이 상개

 

 

만고의 영웅호걸이란

만인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 법

 

 

야마구찌(山口)를 지나

도착한 하기시

이또 히로부미(伊藤博文)가 태어난 고장

 

 

그의 생가를 보존하고

치적을 기리며 자랑하는 일본의 영웅

그러나 그는 조선의 원수(怨讐)

 

 

보라 육혈포들고

그를 쓰러뜨린 의사 안중근은 일본의 원수

그러나 그는 조선의 영웅

 

 

너희는 아느냐

이 땅 곳곳에도 숭모회(안중근의사를 숭모하는 모임)가 날로 뻗어감을.

 

 

 

 

 

와키야마 (和歌山)/

 

 

                                       송제  이 상개

 

 

 

 

이차대전 막바지 무렵

고오베 군수공장에서 고생하시던 아버지와

지아비를 따른 어머니 덕에 내가 태어났다.

전쟁을 피해 피난 간 와카야마 골짜기

형과 낚시하다 뗏목 물에 갇혀 허우적거리던

유년의, 맨 처음 만난 죽음

(죽음의 냄새를 아는지 모르는지)

평소엔 흘러온 원목을 타고 헤엄치며 놀았다.

뗏목은 강을 따라 기세 좋게 내려가

제재소에 톱밥을 무더기로 남기고

기둥으로 판자로 혹은 각목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새하얗게 빛났다

죽음이 무엇을 갈라놓으랴

불발탄 소이탄을 분해하시던 아버지

땀방울 속에 철부지인 내가 떠올랐다

형은 고추친구를 만났다지만

나는 유년의 냄새를 맡아볼까 말까

와카야마 근처까지 왔다가

망설이던 나는 그냥 발길을 돌렸다.

과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