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혜연作
2009/11/29
호접란이 아름다운 아침
김남숙시인은 시인이며 숲 해설가며 생태해설가였다.
나는 종종 그에게 전화를 걸어 책은 어떻게 되어가느냐
대학원엔 진학할거냐 하고 꼬치꼬치 물었다.
하면 그녀는 커피님은 천사야 .....................하면서
이 넘을 추겨세웠는데 어젠 글을 너무 잘 쓴다며 또
소쿠리 뱅기를 태웠다.
하긴 언 뇨자도 글이 너무 마음에 와 닿고 감칠 맛이 난다했는데
반대로 시인의 아내인 목여사는 그것 뭐하려고 쓰능교
돈 않됩니다하고 극구 반대를 했다.
하기사 한평생 시인과 같이 산 시인의 아내 말이 더 물정을 알겠지만
그렇다고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껀데 ..........................................하고
거리를 나섰더니
비가 오려고 그랬는지 바람이 꽤나 불었다.
해서 가로수로 심어둔 은행나무들이 바람에 못이겨
끝내 노오란 은행잎들을 마구 거리로 내몰았는데
바람에 흝날리는 은행잎을 보니
마치 풍만한 여인의 젖가슴을 훔쳐 보는양
가슴이 싱숭생숭했다.
해서 겨울은 언제나 그렇게 자연의 순환을 알리며
우리 곁에 머물고 싶은가보다 하고 삼실로 되돌아오니
호접란을 키우는 친구가 소주 두병을 들고 찾아오겠다고 전갈이 왔다.
/소주는 몬 소주
울 삼실에 양주 있다 했더니
기어이 소주 두병에 마른 오징어 한마리를 들고 찾아왔다.
한때는 중장비업계에서는 내노라하던 친구인데
부도를 맞고 난뒤로
농장에 들어가 아내와 함께 뼈가 빠지도록 고생을 하나본데
호접란 중에도 유독 보라색이 아름다워
/야 그거 살땐 멋지던데 왜 집에서 키우면 꽃대가 안 올라오지 ?
하고 물었더니 그게 다 실내 온도 때문이라고 일러주었다.
/실내온도?
호접란은 약 18개월동안 25도 되는 환경에서 키운다음
꽃봉오리가 생기면 다시 23도에서 약 3개월간 정도 적응력을 기른뒤
다시 18도에 맞춰줘야 약 3개월 정도 싱싱한 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데 호접란을 잘 키우려면 적절한 비료를 해야하는데
그건 비밀이라고 했다.
물과 비료를 어느정도 섞어야 하는지
물을 어느정도 자주 주어야하는지 그건 원예사만의 노하우라
섣불리 공개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거기까진 그도 잘 모른다고 하였다.
암튼 온도의 비밀은 알았으니까
이제 남은건 물과 비료의 배합과 물주기등등인데
/근데 왜 호접란에 관심이 그리많노 ? 하고 물어서
/ 언젠가 시골에 들어가면 몬가 먹고 살건 있어야 할 것 아니가
그러니 하나둘 정보를 수집했다가
귀농하면 이 넘하고 제일 잘 맞는걸 찾으려고 그런다 했더니
그때쯤 되면 함 찾아오란다 가르쳐준다고 ..............................
한데 그 시장도 돈이 되는지 구매자가 꽤 만만찮다고 했다.
어떤땐 조폭들이 돈을 들고와 아도를 친 후
그자리서 웃돈을 얹어 팔려고 해서 여간 골이 안아팠는데
강력계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 넘들이
그 자리서 아이고 행님 ...................하더니 삼십육계 줄행랑을 낳더라나.
그나저나 이 비는 언제까지 오는거지?
겨울을 날려면 아직도 3개월은 더 있어야 할낀데
오데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있는가 함 알아볼까?
행여 돈많은 과부 별장지기 같은 그런자리는 없을까 ?
고런건 자신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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