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11월의 마지막 밤

커피앤레인 2009. 12. 1. 12:49

 

 퍼포먼스하는 무진 정룡선생

 

40019

2009/12/1

11월의 마지막 밤

 

 

 

 

매년 이맘때는 갤러리 카페 누리에에서는

 낙엽제(落葉際)를 했다.

한데 올핸 아무래도 신종플루가 맘에 걸렸던지

 행사자체를 캔슬하였다고 했다.

낙엽제는 바닥 가득히 낙엽을 쌓아둔체

챔버오케스트라를 초청하던가

아니면 성악가들을 초대하여 술잔을 기우리면서

 저물어가는 한 해를 되돌아 보는 즐거움이 가득했는데  

올해 11월의 마지막 밤은

아무래도 거리에 흝어진 노란 은행잎만

외롭게 저거끼리 뭉쳐야 하나보다.

 

 

만희는 곧 일본으로 떠날 모양인지

초저녁부터 강나루에서 친구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얼마전 중국황산을 다녀온 정교수는 시심이 발동했는지

그곳에서 지은 자작시 (自作詩)라며 황산(黃山)......................을  낭송했는데

시가 예전만 못한것 같았다.

목여사는 곧 이사를 하려나보다.

내일 집을 좀 봐 달라고 하였는데

슈퍼 아자씨는 덩달아 저거 본가가 너무 헐었다며

새로 지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이것 저것 자세히 물었다.

해서 설계는 이렇게 하고

건축비는 대충 이만큼 들것이라고 했더니

의뢰도 하기전에 싸게 해 달라고 했다.

해서 난 돈에 큰 욕심이 없으니까

설계하고 공사감독만 해줄께 했더니

그래도 이 넘이 지어줘야 안심을 할 수 있단다.

 

 

 

밤 11시가 다 되어서

구의원하고 몇몇 친구들이 떼거리로 쳐들어오는바람에

갑자기 모든게 왁작지끌했다.

한데 이 친구들은 한차례 술집을 순례를 했는지

오늘밤은 같이 온 여자가 쏜다며

마음껏 먹으라고 호기를 부렸다.

하긴 강나루라는 곳은 제일 비싼 안주라 해봐야 10,000원이 고작이었다.

나막스(홍매기)/빈대떡/가오리찜 ................모두 합해도

3만원이기 때문에 이곳은 언제나 분위기 때문에 모이지 

술이 고파 마시는 고주망태들은 아니었다.

 

 

해서 어차피 판은 벌어진거고 

밤도 깊었고 11월도 마지막이니

음주가무라도 없으면  

우리가 몬 낙으로 살리요하고 .......................

돌아가면서 한차례 목청을 돋우었는데 

유독 이 넘에게는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부르라고 채근을 했다.

 

 

어차피 노래는 남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팬들의 성화가 저러니 내 어찌하랴 하고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한 곡 부른다음

앵콜곡으론 금수현 선생의 그네와/ 이미자선생의

울어라 열풍아를 배호버전으로 불렀더니

너도 나도 명함을 한장씩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역시 스타는 뜨고 봐야하는가 본데

가뜩이나 일이없어 기가 죽어있는 판국에

절마들이 설마 날보고 집 지어달라고 초청하지는 않을게고

선거때나

아니면

연말 연시 불우이웃돕기에 초청가수라도 부르려고 그러는걸까 .................

 

 

암튼 이 방원의 말처럼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랴

이 한몸 바쳐 남을 기쁘게 하면 그것도 큰  복일텐데 ....

한데 오늘따라 목여사는 와 저리 슬피 우노

내가 괜한 성경공부를 했나?

 

 

 

/우샘  내 가심의 못을 우에그리도 잘아노

/내가 아는게 아니고 성경이 그렇게 가르치는거요

그러니 애 먹이는 인간이 있으면 그게 내 스승인줄 알고

범사에 감사하소 그게 다 하나님의 뜻이요

가시를 주는것도 하나님이고 뽑는 것도 하나님이니

하나님이 그런 가시를 줄땐

반드시 내게 뭔가 교훈하고자 하는게 있다고 생각하면

언젠가 감사할 날이 올꺼요 ....................했더니

/아멘

천주님 감사합니다 ....................하고 합장을 했다.

(애고 우린 하나님이나 예수님 감사합니다 했는데 .....)

 

 

 

(암튼 요즘은 모든게 융합시대라

이젠 성경공부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가르쳐야 하나보다.

하긴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 했으니

우는자의 심령을 하나님은 아시겠지만  .....................

오늘밤 난 뭐지?

저쪽하고 놀 땐 니나노 하고 노래하고

이쪽하고 있으면 성경공부한답시고 사람이나 울리고  .....................

참말로 인물났네 인물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