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아버지라는 이유로

커피앤레인 2009. 12. 2. 11:44

 

 무진 정룡作

 

40020

2009/12/2

아버지라는 이유로

 

 

 

이 넘도 이제 나이가 드는걸까

괜스리 TV를 보다가 눈물을 찔금거렸는데

어제 밤에도 강심장인가 몬가

보다가 그만 눈물이 찔금해 여간 당황스럽지 않았다.

 

한데 언제부터인가 아버지의 위상이 날로 추락한다 하더니 

이젠 측은할 정도인지 TV에서도 아버지에 관한 멘트가

제법 심심찮게 쏱아졌는데

헤겔이 그랬던가

역사는 정/반/합/에 의하여 발전한다고 ...........................

 

 

 해서 이젠 아버지 사랑합니다 / 아버지 존경합니다 ..............는 말이

전혀 낯설어 보지만도 않았는데

얼마전 까지만 해도 아버지는

 버려야 할 권위주의의 상징처럼 되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언젠가 친구집에서

부부가 함께 저녁식사를 하다가 몬 말끝에 

그 집 아내가 언제까지 사실거예요 해서

난 78세나 87세쯤에 하늘나라 가고싶다했더니

울 마눌이 엥 ...................하고 고게 몬 말이요하며 정색을 했다.

해서

아이들 대학 다 보내고 장가라도 보낼려면 그정도는 살아야

적어도 버팀목이 될 것 같아 내가 하나님께 그렇게 기도했다 했더니

요 넘의 야시 같은 마눌은 전혀 딴 생각을 했는지

 

 

돌아오는 길 내내

너무 지루하다 ,,,,,,,,,,,,,,,,,,,,,,,,,,,하면서 저녁내내 뾰로퉁했다.

해서 그라믄 나보고 빨리 죽으라 ? 이 말이가 했더니

그게 아니고 난 아프면 당신 못 돌봐주니 그러니 적당히 알아서 살다가

가야지 몬 사람이

벽에 떵칠 할일도 없으면서 염치도 없이 우찌 87세까지 살꺼유했다. 

 

 

아이고 내 팔자야

내가 죽는다하면 말려도 시언찮을  이 넘의 여편네가 ................

진짜 부부는 돌아누우면 남남이라 하더니 고 말이 참말인갑다.

암튼 그 이후론 다시는 내가 몇살까지 살꺼다하고 말을 안했는데

한데 괘씸한건 아들 넘들이었다.

 

 

이 넘들이 이젠 다 컸다고 그러는지

점점 지 애미 편을 들었는데 .........................................

야 이넘들아 설 보낸 사람이 누고

그리고 고생한다고 설 올라갈 때 마다 새마을 기차표 사 주며

열심히 하래이 한 사람이 누군데 지금와서 배신을 때려 ?

(그땐 새마을이 최고급이었다)

............했지만 그건 죽은 자식 뭐 만지는 격이었다.

 

 

 

해서 요즘은 불가근 불가원 심정으로

너무 가깝게도 하지말고 너무 멀게도 하지 말자하고

다소나마 떨어져서 보는 훈련을 하는데

그래도 가족이라는 끈만은 어쩌지 못하는지

아부지...............하면 또 평상심을 잃고

아들아 ........................하고 포옹을 하곤했다.

애고 가족이 몬지?

 

 

암튼 돌이켜 생각해보면

 물론 시류의 영향도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원래 숫컷들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씨를 뿌릴줄만 알았지

살갑게 거둘줄을 모르다보니 결국은

늙으막에 들어서 왕따 아닌 왕따 신세가 되었는데

해서 조항조의 노래처럼

남자라는 이유로

맘놓고 한번 시원하게 울어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하고

꽃가마도 타보지 못하면서 죽도록 임무는 다해야했는데 ...........

 

 

차라리 미래의 며느리에게나 함 기대볼까

역시 울아버님이 최고다 하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