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그 어리신 에수 눌자리 없어

커피앤레인 2009. 12. 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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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5

그 어리신 예수 눌 자리 없어

 

 

 

 

새벽송은 역시 시골이 제맛이었다.

눈이 소복히 쌓인 논둑길을 따라 저 멀리 외딴집에 사는

할머니 집까지 찾아가서

그 어리신 예수 눌자리 없어

그 귀하신 몸이 구유에 있네

저 하늘 별들 반짝이는데

그 어리신 예수 꼴위에 자네 .............................하며

찬송을 부르면 가난한 할머니는

고맙다고 고구마도 삶아 내놓고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으면 국수나 떡국이라도 끓여서 먹였는데

그럴때마다 어른들 옆에 끼어서

할머니 복많이 받으세요 하고 ................인사를 하면

할머니가 아이고 우찌 이리 잠도 없노 이뻐 죽겠다며

너무너무 좋아라 했다.

 

한데 세월이 지나니 교회도 점점 나이롱이 되어가는지

마눌 저거 교회는 밤9시에 새벽송 하러 온다며

부랴부랴 과자를 준비하러 나왔다며 전화를 삐리리 때렸다.

해서 메리크리스마스/해피 뉴이어/ 아이 러브 유 했더니 

미투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사실 이 넘은 마눌이라서 특별히 인사를 한게 아니라

요근래 누구를 만나던지

메리크리스마스/해피 뉴이어/ 아이러브유 ..............했다.

그라믄 사람들은 아직도 사랑이란게 생소한지  

아이 러브 유는 빼고 하라 하던지

아니면 징글 러브 유 .................하고 지가 도리어 역으로 나왔는데

촌티들 ....................울 마눌처럼 헛말이라도

미투 하면 모가 덧나나.

(요럴때 사람수준 알아본다니까)

 

 

 

목여사는 성경공부가 점점 재미가 있는지 

시간이 허락하면 차라리 오후에 하자고 했다.

해서 이 넘이 노는 동안만 공부하기로 하고

텍스트는 마태복음을 선택했는데

마태복음은 신구약이 총 망라되어있어서

개괄적으로 성경전체를 짚어보기에는 참 편리한 책이었다.

 

 

한데 놀라운 것은 이 아짐씨가 어느새 볼펜과 노트를 꺼내더니

핵심적인 부분은 꼬박꼬박 다 기록을 하며

불교는 이렇게 말하는데 / 천리교는 이렇게 말하고

인도의 수도승은 모라모라하고 ...............해사면서

지나름대로 궁금했던걸 엄청 질문을 했다.

아이고 ..........................이게 모꼬 ?

생각보다 학생 수준이 장난이 아니네  .............하고 이 넘이 볼멘 소리를 했더니

급기야는 하나님은 왜 죄를 지을줄 뻔히 알면서 

선악과를 에덴동산에 두었느냐고 또 따져 물었다.

 

 

해서 너무 깊게 이야기하면 공부도 재미가 없고

이해도 힘들뿐만 아니라 이 넘의 실력도 뽀록날 것같아서

하나님이 선악과를 둔 것은 소금이나 섹스에 비교하면

대충 이해가 될텐데 했더니

엥? 고게 몬말이요 ................이 대목에서 소금은 와 나오고

그 좋은 섹스는 와 나오노 하더니

미안하지만 나 담배 한대 피우면 안될까 ?하고 또 씨익 웃었다.

 

 

해서

담배야 피우던지 말던지 그건 자유니까 맘대로 하고 

소금은 실제로 우리에게 참 유익한 물질이지만

그걸 너무 많이 사용하면 결국 당뇨나 고혈압을 일으키듯이

하나님과 인간관계도 그와 비슷한거요

섹스도 아름다운거지만 그게 지나치면 음란이 되고

성 도착증이 되는 것과 같이 

악도 처음부터 악이 있은게 아니라 

교만에 이르다 보니 천사가 도리어 사단이 된거고 

인간도 욕심이 지나쳐 

너희들 눈이 밝아져 하나님 같이 될거라는 말에  

홀가닥하고 넘어진게 창세기 사건이라고 설명을 했더니 ........................

이 아짐씨가 짚이는게 있는지

아이고 독선생님 고맙습니다 ............하고 두손을 모우고 합장을했다.

 

 

암튼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그 어리신 예수는

인간을 구원하러 그 천한 곳에서 태어났는데

롯데 백화점과 광복로에는 왠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하마트면 밟혀 죽을 뻔 했다.

 

 

한데

이런날 애인도 없이 머스마 둘이서 다니는 인간은

지나 나나 별볼일 없는 넘이다 해사면서

언 넘이 옆구리를 쿡 찌르며 웃길래....................

이 넘왈

이런 날은 있는 앤도 버리는 날이요 ..............하고 한마듸했더니 

몬 소리 ........................? 하고 의아해했다. 

아마 이  친구는 지버릇 개 못준다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오로지 모텔에서 아무 여자나 만나

잠을  자는 밤인줄 아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