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5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녁무렵 mbc에 한때 근무했던 아우가 찾아왔다.
비는 이제 그쳤지만 날씨가 많이 풀렸다며
올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다가
느닷없이 행님 인테리어 디자인 하셨다면서요 ...............했다.
/응
/지금도 하고 계십니까?
/응
/그라믄 언제 제가 함 초청할게요
/와
/아 제가 요즘 유통업계에 있다 아닙니까
/그래...........
/계약기간이 다 되어서 새로 매장을 좀 꾸밀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행님 도움이 좀 필요 할 것 같아서요
/그래?
백화점은 아주 오래전에 해봤는데 써억 잼있고 그런 작업은 아니던데
/행님은 그럼 어떤 작업을 주로 하시는데요
/하기사 이것저것 다 하지만 그래도
이젠 이 바닥에서 근 2-30년을 했으니까 제대로 된 작업을 좀 하고 싶은데
굳이 비율을 따진다면
건축 7인테리어 3 정도로 일을 하고 싶다.
/그래요?그럼 잘되었네 나도 집을 하나 지으려고 하는데
아직은 좀 돈이 모자라고 .............암튼 그렇습니다
/집도 집 나름인데 어떤 집을 지을려고?
/와...기와집 같은 것 있잖아요
/그럼 한옥을 짓고 싶다 이 말이가
/네 한옥
/그럼 니 최소한 2-3년은 건축 기간을 잡아야한다이
목재를 구입하고 말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그리고 황토 성질 죽이는데도
꽤 시간이 걸리니까
/그렇잖아도 내 아는 어느 신문사 사장이 한옥을 지었다며 초대를 해서 가봤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집이 너무 근사한데 보기보다 집이 넘 좁습디다
그래서 영 기분이 그렇던데
/그건 비례를 잘못 잡아서 그렇다
울 건축은 뭐니뭐니 해도 넉넉해야 제 맛인데
그걸 깊이 생각안하다보니 그런 현상이 났을게다
/맞다 비례 .....................비례 맞습니다
/그나저나 니는 내가 여태 직업이 몬지도 몰랐나
/잘 몰랐죠
해서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행님 좀 유명하다하데예
/유명은 무신 유명이고
그냥 내하고 싶은 일 하고 안하고 싶은 일 안하는 것 뿐인데
/명함이나 하나주이소
/알았다 .
한데 너거 백화점 그것 입구부터 좀 고치면 않되겠나?
내가 두번이나 가봤는데 너무 엉성하더라
롯데인지 좃데인지 절마들도 엉터리고
입구는 그런대로 근사한데 외장이 영 아니고
너거는 입구부터 엉성해서 영 밥맛이던데 ....................
입구는 자고로 여자의 얼굴과 같아서
화려하면서도 멋이 있어야 하는데
너건 그게 틀렸더라
그러고도 장사를 아직 하고 있다니 용타마는
장사가 안되어서 빈손 들고 나간 넘들 한둘은 아닐게다
/행님은 그걸 우예 다 아능교
/미친 넘 아이가
디자인이 모 장난인줄 아나 ................
하긴 네 넘이 내가 모 하는줄도 모르고 술을 마시고 있으니
내가 더 이상 말해가지고 모 하겠노
오늘 진짜 많이 포근하네 ..............................술이나 마시자
한데 아우 넘을 보내고 돌아오니
내가 봐도 내가 참 한심한 인간같았다.
하긴 예전에 울 옆집 아짐씨도
내가 어느 교회 목사나 전도사 쯤 되는줄 알고
울 마눌보고 어느 교회에 나가십니까 하고 물었다던데
그럼 난 노가다하곤 전혀 다른 상판인가베
하지만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된다면
난 이걸 계속하고 싶은데 ....................이걸 우야지
설마 내가 잘못 생각한건 아니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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