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모하면 젤 잼있을까

커피앤레인 2010. 3. 4. 13:31

 

서 혜연 여류화가의 작품입니다

 

40112

2010/3/4

모하면 젤 잼있을까 

 

 

 

 

비가 오는 날이면

외할머니 초가집 처마가 유달스리 생각이 났다.

한방울 두방울을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면서

넓게 펼쳐진 들판을 바라보노라면

굳이 무심(無心)이 따로 필요 없었는데 ........................

비 오는 날 스님은 도대체 뭔 재미로 살까 하고

때론 엉뚱한 생각을  하곤 했지만

 

 

그것도 잠깐

호박죽 끓이는 냄새가 나던지

닭을 삶는 냄새가 나면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이종사촌 누나와 조근조근 얘기를 하며

군 밤 얻어 먹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런 철부지 때의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건지

지금도 군 밤 굽는 화덕을 보면 옛 생각에 젖어

잠시 길을 머물곤 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군밤 굽는 할매도 나오지 않았다.

(맨날 멋쟁이 우리 사장님하고 궁뎅이를 툭툭쳤는데 ....)

 

 

 

해서

목욕이나 할까하고 단골 목욕탕에 들렸더니

몇 넘이 거시기를 축 내려놓은체 허이야고 자고 있었다.

 

 

아마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들린김에

벌거벗고 낮잠을 자나본데

이왕이면 휴게실에서

맘 놓고 자지 ........................왜 여기서 자노 하고 

누군가 씨부렁 거렸지만 

진짜 잠은 요런게 제맛이었다. 

몇분간 살짝 ........................자고 나면

기분이 개운했는데 ...

 

 

그나저나

목욕탕 저 인간은 요즘 마눌이 금족령을 내렸나

와 얼굴이 저렇지

하긴 며칠전에도 누군가

마눌하고 요즈음 사이가 않좋다며

혼자서 빨래하고 세탁하고 다 한다고 떠들어대었는데

나이가 들면 부부관계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사는 재미도 그렇고 그런가 본데

이런 날 모하면 정말 잼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