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커피앤레인 2010. 3. 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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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5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녁무렵 mbc에 한때 근무했던 아우가 찾아왔다.

비는 이제 그쳤지만 날씨가 많이 풀렸다며

올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다가

느닷없이 행님 인테리어 디자인 하셨다면서요 ...............했다.

/응

/지금도 하고 계십니까?

/응

/그라믄 언제 제가 함 초청할게요

/와

/아 제가 요즘 유통업계에 있다 아닙니까

/그래...........

/계약기간이 다 되어서 새로 매장을 좀 꾸밀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행님 도움이 좀 필요 할 것 같아서요 

/그래?

백화점은 아주 오래전에 해봤는데 써억 잼있고  그런 작업은 아니던데

/행님은 그럼 어떤 작업을 주로 하시는데요

/하기사 이것저것 다 하지만 그래도

이젠 이 바닥에서 근 2-30년을 했으니까 제대로 된 작업을 좀 하고 싶은데

굳이 비율을 따진다면

건축 7인테리어 3 정도로 일을 하고 싶다.

/그래요?그럼 잘되었네 나도 집을 하나 지으려고 하는데

아직은 좀 돈이 모자라고 .............암튼 그렇습니다

/집도 집 나름인데 어떤 집을 지을려고?

/와...기와집 같은 것 있잖아요

/그럼 한옥을 짓고 싶다 이 말이가

/네 한옥

/그럼 니 최소한 2-3년은 건축 기간을 잡아야한다이

목재를 구입하고 말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그리고 황토 성질 죽이는데도

꽤 시간이 걸리니까

/그렇잖아도 내 아는 어느 신문사 사장이 한옥을 지었다며 초대를 해서 가봤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집이 너무 근사한데 보기보다 집이 넘 좁습디다

그래서 영 기분이 그렇던데

/그건 비례를 잘못 잡아서 그렇다

울 건축은 뭐니뭐니 해도 넉넉해야 제 맛인데

그걸 깊이 생각안하다보니 그런 현상이 났을게다

/맞다 비례 .....................비례 맞습니다

/그나저나 니는 내가 여태 직업이 몬지도 몰랐나

/잘 몰랐죠

해서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행님 좀 유명하다하데예

/유명은 무신 유명이고

그냥 내하고 싶은 일 하고 안하고 싶은 일 안하는 것 뿐인데

/명함이나 하나주이소

/알았다 .

한데 너거 백화점 그것 입구부터 좀 고치면 않되겠나?

내가 두번이나 가봤는데 너무 엉성하더라

롯데인지 좃데인지 절마들도 엉터리고

입구는 그런대로 근사한데 외장이 영 아니고

너거는 입구부터 엉성해서 영 밥맛이던데 ....................

입구는 자고로 여자의 얼굴과 같아서

화려하면서도 멋이 있어야 하는데

너건 그게 틀렸더라

그러고도 장사를 아직 하고 있다니 용타마는

장사가 안되어서 빈손 들고 나간 넘들 한둘은 아닐게다

/행님은 그걸 우예 다 아능교

/미친 넘 아이가

디자인이 모 장난인줄 아나 ................

하긴 네 넘이 내가 모 하는줄도 모르고 술을 마시고 있으니

내가 더 이상 말해가지고 모 하겠노

오늘 진짜 많이 포근하네 ..............................술이나 마시자

 

 

한데 아우 넘을 보내고 돌아오니

내가 봐도 내가 참 한심한 인간같았다.

하긴 예전에 울 옆집 아짐씨도

 내가 어느 교회 목사나 전도사 쯤 되는줄 알고

울 마눌보고 어느 교회에 나가십니까 하고 물었다던데

그럼 난 노가다하곤 전혀 다른 상판인가베

 

 

하지만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된다면

난 이걸 계속하고 싶은데 ....................이걸 우야지

설마 내가 잘못 생각한건 아니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