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혜영作/하얀벽의 거울
2010/4/5
청소도 일이네
산 속 깊은 곳에선 여기저기 진달래가 봄이 왔음을 알리었다.
하지만 산꾼들의 복장은 여전히 어두운색 일색이었다.
여자 셋이 간밤에 만난 남자 얘기를 하며
저꺼끼리 뭐라뭐라 촐랑댔다.
/어제 만난넘들 맛이 좀 간 넘들이제
/그래도 니 좋아하는 그 머스마는 그래도 괜찮더만
/아이고 그새 또 은근히 눈독들였는가베
/문디 가스나 아이가,내가 미쳤나 그런 넘들 한테 눈길주게
/맞다맞아 우리가 눈이 삐었나 그런 넘들 한테 눈길을 주게
/ㅎㅎㅎㅎ
중년 여인 넷이 옆을 지나가니 고요하던 산길이
한순간에 모든게 어지러워 보였다.
하긴 간밤에 어느 미친 넘들이
지 돈주고 술 사주고 욕은 욕대로 얻어먹었는지는 모르지만 .............................
암튼 꼬래 가장이라고 지도 집에 가면 내 왔다 밥 도 ...........................하겠제
봄이라 올만에 침실 청소를 했더니
다소나마 집이 깔끔하여
내친김에 부엌일랑 사무실일랑 대기실일랑
제다 다 드러내어
버릴 건 버리고 챙길건 따로 챙겨
수납공간에 넣었더니 공간은 훨 넓어 졌는데
시간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데
촌 넘 절마는 오늘 또 경주를 내려가는지
행님 모하요 .................하고 전화를 삐리리 때렸다.
/응,일한다
/일은 무슨 일 하능교,이 좋은 날에
/좋은 날이니 일하제
/그러지 말고 내하고 짝 맞추어서 놀러갑시더
/마 됐거든 ....................
니나 실컷 놀고 내한테는 그런 전화 다시는 하지마라이
/아따마 행님 인생이 모여
이래 살다 가는거지
/그러니 니혼자 즐기라 안하나
시방 니 일 많다고 내 한테 은근히 약 올리는가 본데
/아이고 약은 무슨 약이요
행님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
나 같이 행님 생각하는 넘 있으면 나와보라 하소
/마 안 생각해도 좋으니 제발 씰데 없는 전화나 하지마라 좀
/아 좋네 ........................
벚꽃이 하늘하늘하는게 쥑이요
/많이 죽어라,그럼 끊는다이 ...................하고
돌아서는데
/샤조상 하고 오사까가 불렀다.
/와요
/이거 샤조상이 내 놓은거요
/그런데
/이런거는 수요일에 내 놓아야 청소하는 사람들이 수거해가죠
지금 내 놓으면 돼요 ..................하고 지랄 염병을 떨었다.
그렇잖아도 열이 받치는데
씰데없이 모라모라 씨부렁해서
/마 놔두소 리어카 아줌마들이 가져간다고 해서 내 놓은거요
당신이 와 걱정이요 했더니
/그러면 괜찮고 ........................하더니
시일 들어가버렸다.
(문디 같은 여편네
누가 지보고 걱정하라고 했나 )
그나저나 한나절 쓸고 딱고 하니까
시계가 벌써 2시를 훨 넘어가고 있었다.
아이고 모가 이리 배가 고프노
아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지금까지 커피도 한잔 안마시고 일했는가 보네 .................역시 청소도 일인가 보다.
(그러고 보면 여자들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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