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4/10
함양에 가다
어젠 새벽부터 몹씨 분주했다.
모처럼 봄 나들이인데가 예전에 지었던 집도 좀 둘러보고
수영이 집도 어느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궁금하여
거창에 내려간 김에 내백과 지곡을 거쳐 상림에 가려니
여러가지로 마음이 바빴다.
한데 동행한 이 상무는 10,000여평 남짓한 산에 심었던
마로니에와 목련을 다 팔았다며 또 다른 수종을 심고 싶은데
뭘하면 돈이 될까요 하고 이런저런 자문을 구했다.
해서 팬션은 이런저런 식으로 짓고
나무는 아무래도 가로수용 묘목을 심는게 나중에 더 승산이 있지 않겠나 했더니 ..............지도 그럴생각이라고 했다.
(문디 자슥 ,,,,그라믄 지 생각대로 하지 묻기는 와 묻노)
암튼 거창을 거쳐 안의면 내백리에 이르니
10여년전에 지었던 청소년수련원이 예전보다 훨 더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었다.
하긴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는데....................
지금은 대안학교로서 아주 요긴하게 쓴다며
초창기에 너무 헌신적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관리 장로님이 그 때를 생각하고 인사를 깍듯이 했는데
그러고 보니 세월이 저만큼 너무 많이 간 것 같았다.
해서
/고생은 몬 고생요 그냥 재미죠 ...............했지만
참 만감이 오갔다.
해서
온 김에 감회도 그렇고 그래서
행여 불편한건 없나 하고 이리저리 둘러봤더니
세월이 10여년이나 지났지만 용도만 조금 바뀌었지
화장실도 식당도 숙소도 옛날 그대로 였다.
한데 그동안 관리를 얼마나 잘 했던지
내가 지었을 때 만큼이나 참 깨끗해 보였다.
암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함양에 들린김에 상림에 있는 수영이네 건축현장에 들렸더니
집이 의외로 컸다.
해서 이것 저것 체크 좀 하고
현자네 가게에 도착하니
아이고 우싸장님 기다리느라고 눈이 다 빠졌습니다 .......................며
현자가 느스레부터 떨었다.
/ 와이리 늦었습니까 나는 그냥 가신줄 알았어예
/수영이네 집 건축현장 함 둘러보고 왔다아이가.
/수영이 신랑하고 진주 갔는데 ..............
/그렇잖아도 조금전에 통화를 했다
곧 함양 도착한다고 얼굴이나 보고 가라하더라
/가긴 몰 가예 자고 갈거지예
/바로 가야지
/와예 예전에는 잘도 자고 갔으면서 ...방이 없습니꺼 밥이 없습니꺼
모처럼 오셨는데 그냥 가면 진짜 섭하지예
/낼 리모델 공사가 있어서 가봐야한다.
/아따마 ....그럼 수영이 올 때 까지만이라도 기다렸다가 저녁이라도 먹고 가이소
내 곧 밥할게예
현자와 수영인 같은 동갑내기 같은 동네 친구였다.
수영인 작년 봄 부터 집을 짓는다고 했는데
겨우내 뼈대만 달랑 세워둔체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해서 함양 온 김에 건축 디자인을 좀 봐줄려고 그 곳 까지 간건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따라 진주에 나갔다고 했다.
한데 이 넘이 왔다하니까 지도 어지간히 마음이 급했던지
좀 전에 생초라더니 금새 또 날라왔다.
/아니 몬 사람이 날라다니나 ?
/아이고 얼굴도 안보고 그냥 가버리면 우짜노하고 죽자살자 밟았져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여기 까지 왔는데 그냥 가겠나
그나저나 설계도면 있으면 좀 봐여
/그럼 잠시 집에 갔다 올게요
우리 집 현장은 봤습니꺼
/응 대지에 비해 집이 너무 크더라
그리고 스타일은 서양식인데 기와를 올린다면 좀 이상할 것 같던데
암튼 설계도면을 봐야 알겠제 ...........
얼마 후
/어떻습니꺼 좀 그렇지예
/그렇네 설계도면 보니까 지붕부터 새로 디자인을 잡아야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사실 속이 많이 상합니다
진짜 난 이런 집이 아니었는데 ............................
/일단 대지에 비해 집이 너무 크니까
앞의 땅을 매입하고 ..............................
그리고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변경해야겠다.
만약에 이 설계 도면대로 지으면
나중에 이게 모 마을회관이가 하고 크게 후회할게다.
/앞의 땅 저거 꼭 사야겠습니꺼
/응 돈이 없으면 모르지만 여유가 되면 저건 꼭 사야한다
그래야 돈도 되고 노후에도 걱정이없다
/난 비싸다고 일부러 안샀는데
/비싼 것 아이다.
몰라서 그렇지 저 땅이 금싸리기 땅이다.
만약에 저 땅을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꺼다
/진짭니꺼
/그것도 모르고 집 짔나
암튼 뼈대만 세우고 아직 지붕을 안 만들었으니까 다행이다만
일단 설계 변경부터 해보자
그리고 재질과 창호도 나중에 바꾸어야 한다이
이 좋은 위치에 이 큰 건물에 이런 재질을 사용하면
여자가 명동에서 비싼 파마하고 무명치마 저고리 입고 다니는 것과 같다.
그러니 일단 부산 내려가서 디자인을 새로 해서 다시 보내 줄테니까
요 앞 몇 장만 복사해줘요
/마 다가져가이소 난 필요없으니까
어차피 기다리는 것 샘 디자인 나올 때 까지 기다릴게예
그렇다고 요번처럼 또 1년만에는 오지 말고요
/ㅎㅎㅎ돈이 안들어와서 그렇지 나도 바쁜 몸이다여
그리고 여기와서 늦둥이 낳을 일도 없는데 모하려고 자주 올꺼고
/아이고 꼭 아를 낳아야 옵니꺼
암튼 진짜 예쁘게 잘 좀 고쳐주이소 안다는게 뭡니꺼
/하긴 그건 그렇다만.................
/조심해서 잘 내려가이소
/바이바이
/야 야 이상무 니 자나 ?
/ 밥을 먹어서 그런지 잠이 실실오네예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잠이 실실온다하면 우야노
피곤하면 내가 운전할께 .................
/괜찮습니더 더 피곤하면 이야기 할게예
그나저나 그 여자들 대단하네예
돈도 잘 버는 것 같고 사장님을 억수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고 그런 정도로 좋아하는 뇨자는 전세계 쫙 깔려있다.
마 신경끄이소이
내 아직까지 이렇게 돌아다녀도
얼라 아부지 있습니꺼 하고 울 집에 찾아온 뇨자 하나 없으니께 ....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쓰는 일기 / 엉덩이에 모가 날까나 (0) | 2010.04.13 |
---|---|
아침에 쓰는 일기 / 이게 모야 (0) | 2010.04.12 |
아침에 쓰는 일기 / 찬송중에 거하시는 하나님 (0) | 2010.04.09 |
아침에 쓰는 일기 / 내 평생에 가는 길 (0) | 2010.04.08 |
아침에 쓰는 일기 / 죄인 오라하실 때에 (0) | 201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