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함양에 가다

커피앤레인 2010. 4. 11. 07:24

 

 

 

40149

2010/4/10

함양에 가다

 

 

 

 

어젠 새벽부터 몹씨 분주했다.

모처럼 봄 나들이인데가 예전에 지었던 집도 좀 둘러보고

수영이 집도 어느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궁금하여

거창에 내려간 김에 내백과 지곡을 거쳐 상림에 가려니

여러가지로 마음이 바빴다.

 

한데 동행한 이 상무는 10,000여평 남짓한 산에 심었던

마로니에와 목련을 다 팔았다며 또 다른 수종을 심고 싶은데 

뭘하면 돈이 될까요 하고 이런저런 자문을 구했다.

해서 팬션은 이런저런 식으로 짓고

나무는 아무래도 가로수용 묘목을 심는게 나중에 더 승산이 있지 않겠나 했더니  ..............지도 그럴생각이라고 했다.

(문디 자슥 ,,,,그라믄 지 생각대로 하지 묻기는 와 묻노)

 

 

암튼 거창을 거쳐 안의면 내백리에 이르니

10여년전에 지었던 청소년수련원이 예전보다 훨 더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었다.

하긴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는데....................

 

 

지금은 대안학교로서 아주 요긴하게 쓴다며

초창기에 너무 헌신적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관리 장로님이 그 때를 생각하고 인사를 깍듯이 했는데

그러고 보니 세월이 저만큼 너무 많이 간 것 같았다.

해서

/고생은 몬 고생요 그냥 재미죠 ...............했지만

참 만감이 오갔다.

 

 

해서

온 김에 감회도 그렇고 그래서

행여 불편한건 없나 하고 이리저리 둘러봤더니

세월이 10여년이나 지났지만 용도만 조금 바뀌었지

화장실도 식당도 숙소도 옛날 그대로 였다.

한데 그동안 관리를 얼마나 잘 했던지

내가 지었을 때 만큼이나  참 깨끗해 보였다.

 

 

암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함양에 들린김에 상림에 있는 수영이네 건축현장에 들렸더니

집이 의외로 컸다.

해서 이것 저것 체크 좀 하고

현자네 가게에 도착하니

아이고 우싸장님 기다리느라고 눈이 다 빠졌습니다 .......................며

현자가 느스레부터 떨었다.

/ 와이리 늦었습니까 나는 그냥 가신줄 알았어예

/수영이네 집 건축현장 함 둘러보고 왔다아이가.

/수영이 신랑하고 진주 갔는데 ..............

/그렇잖아도 조금전에 통화를 했다

곧 함양 도착한다고 얼굴이나 보고 가라하더라

/가긴 몰 가예 자고 갈거지예

/바로 가야지

/와예 예전에는 잘도 자고 갔으면서 ...방이 없습니꺼 밥이 없습니꺼

모처럼 오셨는데 그냥 가면 진짜 섭하지예

/낼 리모델 공사가 있어서 가봐야한다.

/아따마 ....그럼 수영이 올 때 까지만이라도 기다렸다가 저녁이라도 먹고 가이소

내 곧 밥할게예

 

 

현자와 수영인 같은 동갑내기 같은 동네 친구였다.

수영인 작년 봄 부터 집을 짓는다고 했는데

겨우내 뼈대만 달랑 세워둔체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해서 함양 온 김에 건축 디자인을 좀 봐줄려고 그 곳 까지 간건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따라 진주에 나갔다고 했다.

한데 이 넘이 왔다하니까 지도 어지간히 마음이 급했던지

좀 전에 생초라더니 금새 또 날라왔다.

/아니 몬 사람이 날라다니나 ?

/아이고 얼굴도 안보고 그냥 가버리면 우짜노하고 죽자살자 밟았져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여기 까지 왔는데 그냥 가겠나

그나저나 설계도면 있으면 좀 봐여 

/그럼 잠시 집에 갔다 올게요

우리 집 현장은 봤습니꺼

/응 대지에 비해 집이 너무 크더라

그리고 스타일은 서양식인데 기와를 올린다면 좀 이상할 것 같던데

암튼 설계도면을 봐야 알겠제 ...........

 

 

 

얼마 후

 

 

/어떻습니꺼 좀 그렇지예

/그렇네 설계도면 보니까 지붕부터 새로 디자인을 잡아야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사실 속이 많이 상합니다

진짜 난 이런 집이 아니었는데 ............................

/일단 대지에 비해 집이 너무 크니까

앞의 땅을 매입하고 ..............................

그리고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변경해야겠다.

만약에 이 설계 도면대로 지으면

나중에 이게 모 마을회관이가 하고 크게 후회할게다.

/앞의 땅 저거 꼭 사야겠습니꺼

/응 돈이 없으면 모르지만 여유가 되면 저건 꼭 사야한다

그래야 돈도 되고 노후에도 걱정이없다

/난 비싸다고 일부러 안샀는데

/비싼 것 아이다.

몰라서 그렇지 저 땅이 금싸리기 땅이다.

만약에 저 땅을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꺼다

/진짭니꺼

/그것도 모르고 집 짔나

암튼 뼈대만 세우고 아직 지붕을 안 만들었으니까 다행이다만

일단 설계 변경부터 해보자

그리고 재질과 창호도 나중에 바꾸어야 한다이

이 좋은 위치에 이 큰 건물에 이런 재질을 사용하면

 여자가 명동에서 비싼 파마하고 무명치마 저고리 입고 다니는 것과 같다. 

그러니 일단 부산 내려가서 디자인을 새로 해서 다시 보내 줄테니까

요 앞 몇 장만 복사해줘요

/마 다가져가이소 난 필요없으니까

어차피 기다리는 것 샘 디자인 나올 때 까지 기다릴게예

그렇다고 요번처럼 또 1년만에는 오지 말고요

/ㅎㅎㅎ돈이 안들어와서 그렇지 나도 바쁜 몸이다여

그리고 여기와서 늦둥이 낳을 일도 없는데 모하려고 자주 올꺼고

/아이고 꼭 아를 낳아야 옵니꺼

암튼 진짜 예쁘게 잘 좀 고쳐주이소 안다는게 뭡니꺼

/하긴 그건 그렇다만.................

/조심해서 잘 내려가이소

/바이바이

 

 

/야 야 이상무  니 자나 ?

/ 밥을  먹어서 그런지 잠이 실실오네예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잠이 실실온다하면 우야노

피곤하면 내가 운전할께 .................

/괜찮습니더 더 피곤하면 이야기 할게예

그나저나 그 여자들 대단하네예

돈도 잘 버는 것 같고 사장님을 억수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고 그런 정도로 좋아하는 뇨자는 전세계 쫙 깔려있다.

마 신경끄이소이

내 아직까지 이렇게 돌아다녀도 

얼라 아부지 있습니꺼 하고 울 집에 찾아온 뇨자 하나 없으니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