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8
불면의 밤
어젠 새벽부터 촌넘에게서 전화가 따르릉 하고 걸려왔다.
잠결에 귀찮아서 받지 않으려다
이 시간에 왠일이지하고 엉거주춤 전화를 받았더니
/능감 , 오륜대 갑시다 .........................했다.
/자슥아 지금 몇신데 ............전화를 하노 ?하고 지랄을 했더니
/아따마 , 능감은 몬 잠이 그리많소
/문디 같은 넘 아이가. 일요일날 잠자지 언제 자노
/마 얼른 싰고 내하고 오룬대 갑시다
/오륜대는 모하러
/하루짱이 오늘 모임한다고 능감 데리고 오라하네요
/마 됐다 니나 가서 실컷 잘 놀아라
/아따마 챙겨줄 때 좋은 줄 알고 얼릉 나오소 마
/마 됐거든여 .지발 안챙겨줘도 좋으니 남 잠이나 깨우지마소이.
한참동안 촌넘하고 씨부렁거리다가 전화를 끊고 나니
다시 눕기도 그래서 이왕 잠은 깼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방청소나 대충 하자하고
이리 쓸고 저리 딱는데
누군가 쿵쿵하고 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 아침에 또 누구지?
/모하노?
/모하긴 , 청소하고 산에나 갈까하고 목하 생각중이다.
/산에 ? 산에는 몬 산
죽으면 싫도록 거기가서 누워있을건데
/그 산 하고 그 산 하고 같나
/산이면 다 똑 같은 산이지 .......................모가 다른데
/그나저나 일요일날 집에서 푹 쉬지 모하러 나왔노
/안그래도 집에서 좀 쉴려고 했는데
눈치없는 장모님이 왔다아이가
그래서 도망나왔다
/장모님 왔으면 사위가 맛 있는거나 사드리고 구경이라도 좀 시켜드리지
도망은 와 나오노
/그런건 마누라 지 알아서 하겠지 내가 모 이 나이에 ?
/하기사
박사장은 전통수공예품을 취급하는 기능보유자였다.
그는 내 사무실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었는데
간혹 저녁이면 입이 궁금할 때마다 소주나 한잔하자 하고 찾아왔는데
요즘은 그도 별 재미있는 일이 없는가 보다.
해서
그냥 앉아 있기도 뭣해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음
시간이 허락하면 저녁에 다시 만나자 하고 나는 산으로 갔고
지는 국제시장 내 후배집으로 갔는데
산은 생각보다 단풍이 훨 덜 들었는지 색갈이 그리 곱지 않았다.
해서
/아이고 사진이나 좀 찍으려고 했더니만 ............................날을 잘못 잡았능가베 하고
애꿎은 카메라만 만지막 거리다가
산골 아짐씨 집에서 찰옥수수와 커피만 한잔 마시고 돌아왔는데
한데
간밤엔 별 걱정꺼리도 없는데 왠넘의 잠이 이리도 안오는지 ?
나도 폐경기가?
암튼 진짜 불면의 밤이 이렇게 고통스러운줄 처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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