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5
길은 멀어도
가을은 단연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었다.
하지만 그많은 단풍 중에도 유독 느티나무 잎과 벚꽃 나무 단풍 잎이
더 아름다웠는데
느티나무 단풍은 초록색에서 노란 색으로 변하는 모든과정이
가지런해서 좋았고
벚꽃 나무 단풍은 누르팅팅한 것과 붉으스럼한 것이 잘도 어울렸을 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벌레먹은 잎과 거무티티한 가지가
사람의 마음을 더 없이 정겹게 했다.
한데 촌 넘은 오늘따라
몬 바람이 불었는지 도꾜에서 몇년간 살았다는 묘령의 여인을 데리고 나타났다.
아마도 이 넘의 기를 좀 죽여보려고 작심을 한 모양인데
뇨잔 좀처럼 해서 일본말을 씨부렁 하지 않았다.
/손 여사 일본말 좀 해봐요
/에잇 무슨 일본말을
/아따마 그 잘하는 일본말로 울 행님 코나 좀 납작하게 해주소
/야 이문디같은 넘아
내하고 니하고 무슨 원수가 졌다고 내 코를 납작하게 하노
/아이고 행님 맨날 일본말 한다고 자랑했잔우
/야 이 죽으면 썩어질 넘아
내가 언제 니한테 일본말 한다고 자랑했노
솔직히 말해 일본말로 울 둘이 대화를 하고 싶어도
니 혼자 못알아들을까봐 그래서 못한다 와........................했더니
그래도 기어이 한마듸 해보란다.
해서
고꼬와 강고꾸데스. 아이시떼루(여긴 한국이야 . 사랑해요) ....................하고
일부러 한마듸 씨부렁거렸더니
뇨잔 모가 우스운지 혼자 킥킥거렸는데
촌 넘 절마는 내가 몬 말을 한지도 모른체
지혼자 모라모라 또 씨부렁거렸다.
한데 아무래도 일본어로는 지가 안되겠다 싶은지
그럼 행님 외국인을 만나면 니 오데서 왔노 ? 하고
영어로 어떻게 말하요 하고 또 시비를 걸었다.
해서
/야 이문디같은 넘아
또 고 넘의 캔유 스피커 잉그리쉬이가 ?
잘들으라이
고건 오리지날 영어로 말하면 니가 못알아들을꺼고
웨어 디쥬 컴 프롬이다 ........................와 ? 했더니
좌우지간 능감하고는 말이 안된다이 해사면서
지혼자 술을 벌컥벌컥마셨다.
암튼 일본어이던지 영어던지
요즘은 기본적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3개국어 정도는
알아야 행세깨나 할 수 있으니
역시 공부는 죽을 때 까지 해도 끝이 없나보다.
하지만 길이 멀다고 한걸음도 걷지 않는자보다는
가다가 죽을 값에 길을 떠나는자가 더 아름답겠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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