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불면의 밤

커피앤레인 2010. 10. 18. 14:00

 

 

40249

2010/10/18

불면의 밤

 

 

 

어젠 새벽부터 촌넘에게서 전화가 따르릉 하고 걸려왔다.

잠결에 귀찮아서 받지 않으려다

이 시간에 왠일이지하고 엉거주춤 전화를 받았더니

/능감 , 오륜대 갑시다 .........................했다.

/자슥아 지금 몇신데 ............전화를 하노 ?하고  지랄을 했더니

/아따마 , 능감은 몬 잠이 그리많소

/문디 같은 넘 아이가. 일요일날 잠자지 언제 자노 

/마 얼른 싰고 내하고 오룬대 갑시다

/오륜대는 모하러

/하루짱이 오늘 모임한다고 능감 데리고 오라하네요

/마 됐다 니나 가서 실컷 잘 놀아라

/아따마 챙겨줄 때 좋은 줄 알고 얼릉 나오소 마  

/마 됐거든여 .지발 안챙겨줘도 좋으니 남 잠이나 깨우지마소이.

 

 

한참동안 촌넘하고 씨부렁거리다가 전화를 끊고 나니

다시 눕기도 그래서 이왕 잠은 깼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방청소나 대충 하자하고

이리 쓸고 저리 딱는데 

누군가 쿵쿵하고   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 아침에 또 누구지?

/모하노?

/모하긴 , 청소하고 산에나 갈까하고 목하 생각중이다.

/산에 ? 산에는 몬 산

죽으면 싫도록 거기가서 누워있을건데

/그 산 하고 그 산 하고 같나

/산이면 다 똑 같은 산이지 .......................모가 다른데

/그나저나 일요일날 집에서 푹 쉬지 모하러 나왔노

/안그래도 집에서 좀 쉴려고 했는데

눈치없는 장모님이 왔다아이가

그래서 도망나왔다

/장모님 왔으면 사위가 맛 있는거나 사드리고 구경이라도 좀 시켜드리지

도망은 와 나오노

/그런건 마누라 지 알아서 하겠지 내가 모 이 나이에 ?

/하기사

 

 

박사장은 전통수공예품을 취급하는 기능보유자였다.

그는 내 사무실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었는데

간혹 저녁이면 입이 궁금할 때마다  소주나 한잔하자 하고 찾아왔는데

요즘은 그도 별 재미있는 일이 없는가 보다.

 

 

해서

그냥 앉아 있기도 뭣해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음  

시간이 허락하면 저녁에 다시 만나자 하고 나는 산으로 갔고

지는 국제시장 내 후배집으로 갔는데

산은 생각보다  단풍이 훨 덜 들었는지 색갈이 그리 곱지 않았다.

해서

/아이고 사진이나 좀 찍으려고 했더니만 ............................날을 잘못 잡았능가베 하고  

애꿎은 카메라만 만지막 거리다가

산골 아짐씨 집에서 찰옥수수와 커피만 한잔 마시고 돌아왔는데

한데

간밤엔 별 걱정꺼리도 없는데 왠넘의 잠이 이리도 안오는지   ?

나도 폐경기가?

암튼 진짜 불면의 밤이 이렇게 고통스러운줄 처음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