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울어라 열풍아

커피앤레인 2010. 12.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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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열풍아

 

 

 

 

저녁무렵 올만에 정교수가 찾아왔다.

정교수는 상경대학 교수이지만

하모니카와 사진에 꽤나 조예가 깊었다.

하지만 정교수 역시 딸을 시집보내며 말못할 마음 고생을 꽤나 했나보다.

그렇지만 정교수가 겪은 마음고생은 일반일들이 겪는

마음고생하고는 사뭇 달랐다.

다 큰 딸이 시집도 가기전에 느닷없이 우울증에 걸리는 바람에

연구실에서 혼자 엉엉 울었다며

때론 소리내어 우는 것도 건강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며

홧병이 생기면 차라리 문을 걸어놓고 엉엉 울어라 하고 조언을 했다.

 

 

한데 그건 그나마 나은 경우라고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어느 교수는 다 큰 아들이 갑자기 돌연사하는 바람에

온집안이 풍산박산이 되어서

뭐라 딱히 위로할 말도 없어서

그냥 한참동안 두 남자가 서로 끌어안고만 있었다는데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했던가

그도 저도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나 우쨌다나.......................

 

 

암튼 우리의 눈물은 빗물보다는 훨 좋은 양약인가보다.

 

 

한데 갑자기 좌중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이 넘이

이미자의 울어라 열풍아 ......................를 함 부를께 하고

열창을 했더니

역시 가심에 와 닿는지 

기중 낫다 해사면서  앙콜 숫콜을 했다.

 

 

하지만 이 넘이 억장이 무너질 땐  

이 넘은 대체로 몇날며칠을 아무말도 안하고 혼자서 침묵을 지키던가

아니면 노래만 딥다 불렀다.

그런 경우는 좀처럼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이 넘이 술을 마시는 경우는 대개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얻거나

아니면 예술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풍류를 즐길 때 뿐인데 ....................................

 

 

요즘은 소문이 꽤 났는지 걸핏하면

행님 노래 한곡 부르소 ......................해서

아이고 이 넘의 가수 노릇도 힘드네 했는데

어젠 모처럼 좌중의 심금을 울렸던지

박과장이 선배님 우리 한잔만 딱 더합시다 하더니

울 대학병원 종합검진카드인데

이것 요긴할 때 쓰이소 하며 주었다.

지 말로는 이 것 가지고 가면  

병원비는 무조건 30% 할인이라나....................

 

 

/아 이런것도 다 있나?

하지만 난 이런 것 별로 필요가 없다.

오래전에 하나님한테 죽는 날 까지 병원신세 안지게 해주십시오 하고

기도한 때문인지

30여년 동안 한번도 병원에 안갔는데

아마 죽을 때도 그렇게 조용히 자듯이  안가겠나 ....................... 했더니

그래도 지 성의라며 거어이 한장을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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