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디자이너로 사는 즐거움은

커피앤레인 2011. 1. 9. 15:59

 

여류화가/ 오 정민作

 

40307

디자이너로 사는 즐거움은

 

 

 

 

 

아이디어 작업은 거의 다 끝났고

내일부턴 드로잉 작업에 몰두할게 분명했다.

불과 열흘이 지났지만 지난 열흘은 정말 기분좋은 날들이었다.

조금은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웠지만

첫눈도 맞았고 두번의 작업여행도 마쳤으며

현자도 수영이도 정옥네도 만났으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오데 있을까?

 

 

 망중한을 즐기며 롯데백화점에 잠시 들려

영풍문고에서 중국어에 관한 새로운 책 한권을 샀다.

엊그저껜 남포문고에 들려 네이티브들이 즐겨쓰는

영어회화 책을 또 한권 샀는데

이는 내일부터 또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한 준비였다.

 

 

원래 디자인이란 직업은

그리 돈이 되는 직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는 동안 그 자부심은 돈하고는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해서

하얀 벽을 생각하면서 아련한 동심을 떠 올렸고

모시로 만든 보를 이리저리 전개하면서

우리네 어머니들이 앓았던 그 가슴앓이를 공유하며

나는 또 디자인이라는 매력적인 직업에 빠져

혼자 상상의 바다를 헤집고 다녔다.

 

 

그나마 요즘은 조금 형편이 나은 편이었다.

해서 밤이 이슥하도록 술잔을 나누면서

인생을 논하고 철학을 논하고 종교를 논하였다.

그러다 날이 새면

또 언제 내 그랬나 ? 하고

손으로 짠 긴 마후라를 뒤로 젖힌 채

광복동을 누비며 나 이런 사람이다. 와  .................하고 

짐짓 허세를 부렸다.

 

 

한데

도꼬니 이끼마스까?(어딜 가시죠)

도꼬니, 도꼬니?(어디지?)

일본인 젊은 부부가 갖난 애기를 데리고 첫 부산나들이를  했는지

로드맵을 손에 쥔체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갑자기 바람이 쌩쌩 불었고 유모차를 탄 아이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스미마셍까, 도꼬니 이끼마스까?(실례합니다. 어딜 가시죠?)

아! 고꼬니.................(아, 여기에)

고꼬니? (여기)

(아 ,이사람들 광복로를 찾는 모양이구나.)

아소꼬니............................(저기에)

아! 아리가또 고자이마스(아! 감사합니다)

 

 

일요일 오후 난 또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머리속은 여전히 새로 만들 커피 숍 디자인으로

온갖 상상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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