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하루가 참 짧네

커피앤레인 2011. 1. 2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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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참 짧네

 

 

 

 

함양 두번 갔다 왔더니

올해도 벌써 20일이 지났다.

간밤엔 오화백께서 너무 예쁜 생일 선물을 보내 주었다고

여심을 아는 남자라고 추겨세웠다.

 

 

추위가 한풀 껶이자

사람들의 마음도 덩달아 푸근하였던지

못다한 한풀이라도 하듯이 밤새 그렇게 노래를 불러대었다.

해서 이 넘도 금난새 선생의 그네를 열창했는데

이 바닥에선 노래하면 그래도 독보의 존재라고

다들 인정(?) 아닌 인정을 하니

요새는 노래 부르는 것도

꽤나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간밤의 일은 또 간밤의 일이고

날이 새면 난 또 난로부터 불을 지펐다.

그리고 목욕탕을 갔고

그런 후 글을 썼다.

글을 다 쓰고 나면 한시간 정도 알바 아닌 알바를 했고

그리고 다시 도면대 앞에 앉아

간밤에 어지럽게 늘어놓은 선들을 찾아 이우고

지우고 또 그리길 반복하였다.

 

 

하나

사람들은 인테리어 도면이

때론 건축도면 보다 더 까다롭다는걸  알지 못했다.

그냥 아무렇게나 스케취 몇장 정도만 그려 가지고

공사를 대충 대충 진행하는줄 알지만

Coffee Shop이나 Restaurant이나

Hotel 공사를 의뢰받으면 전기/설비는 물론이고

이 벽은 어떤 자재를 어떤 식으로 치장을 해야하고

저 벽은 또 다른 자재를 쓰되

컬러는 어떤 톤으로 조화를 이루어야하고

바닥은 부분적으로 나무를 쓸 것인지

대리석을 쓸 것인지 포리타일을 쓸 것인지

쓴다면 어느 싸이즈로 쓸 것인지

누가봐도 모든 걸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정을 해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면 디자인이 너무 재미 없을지도 모른다.

해서 이 곳은 데코레이션 부분, 이 곳은 프리 존 해사면서

그림을 걸 것인지 조각을 놓을 것인지

벽난로를 둘 것인지 생화를 둘 것인지

포인트 되는 부분과 사각에 놓인 부분을 찾아

적재 적소에 맞게 시선을 모았다 흝었다를 반복했는데 

치장이 아무리 잘 되어도 조명이 받쳐 주지 않으면

그것 또한 말짱 황이었다.

 

 

해서 때론 설 까지 날아가 이 넘이 원하는 등을 찾아 헤맸는데

등도 등 나름이니

할로겐을 쓸 것인지 펜단트를 쓸 것인지

샹드리에를 쓸 것인지

샹드리에를 쓴다면 어떤 샹드리에를 쓸 것이며 

등은 몇 등(燈) 짜리가 좋을지

일일이 어포인트먼트를 해주어야 했는데

 

 

 

해서

늘 탱자탱자하게 놀고 먹어도

감각만은 녹이 쓸면 않되니까

때때로 새로운 감각과 묵은 감각이 서로 싸우면서

보다 아름답고 보다 우아하고 보다 세련된게 모꼬 해사면서

감탄,,,,,,,,,,,,,,,,,,,,,,,,,,,,,이라는 단 하나의 언어를 위하여

최후의 순간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날 밤을 새우곤 했는데 

감탄이라는 단 하나의 단어를 그토록 갈망하는 이유는

훈련에서 흘린 땀 방울 한방울이 전쟁에서 자기의 목숨을 보장하듯이

그것이 의뢰한 사람에 대한 예의일 뿐만아니라 

성공이라는 게임을 위한 즐거운 도전이기 때문이었다.

 

 

하여

술이 취해도 다시 도면대에 앉아 물끄럼이 쳐다보는 이유는

누군가 그 집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아!...............................내가 상상하지 못했던게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 하던지

아니면

아!............................내가 그토록 상상했던 집이 바로 여기 있었네 하고 기뻐한다면

그 디자인은 일단 성공한 디자인이었다.

 

 

해서

오늘밤에도 이 넘은

스스로 스트레쓰를 풀기 위하여 밤새 노래를 부르나 본데

하지만 오늘밤엔 또 뭘 부르지 ?

올만에 김 연숙의 초연이라도 함 불러볼까.

 

 

먼 산 부엉이 밤새워 울어대고

앞 냇 물소리 가슴을 적실 때

나는 사랑이 무언줄 알았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두고 어딜갔나

아아아아아 그대를 기다리네

돌아와요 내게 돌아와요

기다리는 내 사랑.....................................................

(*오해는 하지 말아여 ....떠난 뇨자를 그리워하는게 아니라

있는 뇨자를 더 그리워 하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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