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이를 위한 충고

커피앤레인 2011. 1. 21. 13:21

 

 

40318

아이를 위한 충고

 

 

 

 

도자기를 굽는 여자가 말했다.

아이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면

건축과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하는데 전망이 어떻겠어요 ? 하고 물었다.

/글세, 꼭 권할만한 직업은 아닌데

/왜요?

/미래에 대한 전망이 확실치 않으니까 뭐라 말을 못하겠네.

/그래요? 건축하는 사람들 돈 많이 벌잖아요 

/그건 아파트나 집 장사하는 넘들 몇몇만 그렇지 다 그렇나.  

/그럼 인테리어 디자인은 어때요?

/그건 더 어려울건데 ................주어진 환경도 녹녹치 않고.

그나 저나 애가 뭘 좋아해여?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어요.

/그림만 잘 그려가지곤 안되는데

/그래요?

/디자인이란 그림도 잘 그려야하지만

일단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뛰어나야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감각이 뛰어나야 하고

거기에 수학에도 소질이 있어야 해요

/수학요?

수학이 왜 필요해요?

 

 

아이고 이 아짐씨봐라.

이 아짐씨 하고는 이야기가 않되겠네 .

 

아줌마 !

건축이나 디자인을 할 때

초기 스케취를 할 땐 그림 실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다음부터는 상상력과 수학이 모든걸 좌우하는데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기르려면 어렸을 때부터

동화나 문학전집 같은걸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게 해야하고

그 다음은 수학인데

예를 들어 집안에서 하루종일 일하는

주부의 일손을 들어주려면 원할한 동선이 필요한데

그게 다 수학에 기초해서 만드는 것이요 했더니

그제서야 이 아짐씨 귓구멍이 좀 뚫렸는지

아 그렇구나 ,,,,,,,,,,,,,,,,,,,,,,,하고

저거 집이 우떻니 저떻니 해사면서

한참동안 또 모라모라 씨부렁 거렸다.

 

한데

그보다 더 어려운게 있어요 

그게 일거리를 맡는 것인데

그게 또 말이유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아요 ....................했더니

이 아짐씨

아니? 실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하고 반문을 했다.

 

 

해서

/에잇 여보슈..............................

그럼 당신이 만든 도자기는 왜 잘 안팔려요

그게 다 운이란거요

실력과 노력은 필수중의 필수지만 운은 변수 이기 때문에

해서 옛말에도 되는 넘은 넘어져도 금을 줍는다 안했우?

/듣고보니 그것도 그렇네

/해서 제일 좋은 건 워낙 실력이 뛰어나서 자타가 공인하는

독보적인 존재이던가

아니면 부모가 유산이나 많이 물려줘서

나는 내 평생 내하고 싶은 작품만 하고 산다하고  .................나처럼 탱자탱자하게 놀다가

우짜다가 맘에 드는 작품있으면 미친척하고 일에 매달리던가

그것도 아니면 허리가 휘도록 굽신거리면서

행님아 아우야 우야노 나 한번 도와도..............해사면서 발이라도 넓던가

그것도 저것도 아니면 아예 그 지역에서 힘깨나 쓰는 넘들과

정자야 순자야 오빠가 왔다 해사면서

그 바닥을 주름잡던가 

암튼 모 하나라도 기댈 언덕이 있어야 마누라 밥 안굶기고 살 수 있는데..........

아짐씨는 아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좀 있우?했더니

그제서야 이 아짐씨  환상에서 깨어났는지

낮술이 와이리 씹노 해사면서 .....................................................모라모라

또 궁시렁거렸다.

 

 

그나저나

이제 평면도도 끝났고 조명 배치도도 끝냈으니

어제부턴 처음으로 주방설계에 들어갔는데

주방이란게 또 그랬다.

알다시피 요새는 인건비가 장난이 아니다보니

작은 커피숍 같은데서는

카운터 보랴 주방보랴 ..................해사면서

1인 3역을 해야하다보니

간단한 커피는 카운터에서 바로 끓이면 되지만

이태리 파스타나 스파게티 같은걸 만들려면

별도의 주방이 또 있어야 했는데

그게 이넘의 골을 여간 때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인이 직접 할 것인지

아니면 요리사 한명과 설거지하는 아줌마 한명을 데리고 할 것인지

그것도 애매한데다가

만에 하나 손님이 가득찬다면

주인 혼자서는 커피 끓이랴 주방일 보랴 카운터 본다는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서 카운터와 붙은 주방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는데

사실 커피숍과 레스토랑을 겸한 Shop은

음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손님에게 갖다주는 것과

다 먹은 그릇을 주방 개수대 까지 갖다놓는 것도

그리 만만한 활동이 아니었다.

 

 

하여

일하는 사람끼리 서로 궁뎅이 안부딪치고 모든게

물흐르듯이 그렇게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려니

동선선택이 여간 까다롭지 않았는데

 

 

만에 하나 불필요한 동작을 하나라도 더한다면

처음엔 잘 모르지만 살면 살수록

일하는 사람은 일하는 사람대로 피곤하고

주인은 주인대로 신경이 쓰였다.

해서 가급적 스트레쓰를 덜 주려고 애를 쓰다보니

자정이 훨 넘어서야 도면 하나를 겨우 끝을 내었는데

 

 

말이 쉬워 도면이지

40평 가까운  공간을 겨우 신문지 반의 반도 안되는  종이 위에다

그걸 다 채워 넣으려니 우찌 머리에 쥐가 안날까.

더우기 일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 될지 세사람이 될지도 모르면서

최대공약수를 찾고 있으니 ............................

이래서 수학이 필요하다는건데

이 아짐씨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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