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온 손님이잖아
봄기운이 돌더니 드디어 비가 오려나보다.
너무 올만에 오니 반갑고 정겹기조차 했다.
하지만 이 반가운 손님도 너무 자주오면 또 싫증이 날게 뻔했다.
그처럼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지도 모른다.
설을 쇠고나니 역전의 용사들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어젠 지신밟기라도 하듯이
낯설은 타향땅에 .....................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로 시작하여
온갖 구닥다리 노래가 다 등장했다.
이쯤되면 판은 완전히 젓가락 무드로 접어들었는데
젓가락 장단이라면 이 넘도 한가닥 했다.
한데 면면이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술을 먹는게 재미있는게 아니라
노는게 더 재미가 있다보니
마치 시골 초등학교 동창회 온 것처럼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곳에도 여자가 없으면 재미가 없는 법인데
더우기 니나노 판엔 모니모니 해도 여자가 최고였다.
허나 이런데서는 미안하지만 술집 여잔 그리 값이 없었다.
적어도 패션을 한다던지 시를 쓴다던지 그림을 그린다던지
하다못해 공무원이라도 해야 신선한 청량감도 주고
값도 후하게 매겨졌는데
그보다 더 값이 많이 나가는 여자는
긴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버쩍 버쩍 들어올리는
탱고 춤 정도는 능숙히 출줄 아는 여자가 단연 짱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어젠 그런 여자가 없었다.
하지만 설 명절이라고 오랜만에 만나 덕담을 주고받으며
이런저런 우스개 소리를 하다보니
안선생이 드디어 신종 와이담 하나를 또 들려주었다.
/내가 수수께끼 하나 낼게
두 남여가 호텔에 들어갔는데 침대에 눕고보니 다리가 여러개야 .
도대체 그 다리가 몇개겠어?
/몇개라뇨?
당연히 네개죠
/땡
/아, 알았다.
다섯개네. 남자 거시기까지
/땡
/그럼 도대체 몇개요 ?
/열개지
/열개?
/우째서 열갠데?
/남자 다리 둘, 여자 다리 둘 , 그리고 침대다리 네개, 그리고 남자 복판 다리 한개
/그래도 아홉개잔우
/나머진 말야, 구름다리가 또 하나있어.
/구름다리?
/아 몬 말인줄 알겠다
좌우지간 못말린다니까
구름다리라...............
/구름다리가 모꼬?
/구름다리도 모르나?
/아, 진짜 맞네 맞다
ㅎㅎㅎㅎ 까르르..................................
친하다는건 찐한 농담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사이를 두고 말하는가 보다.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0) | 2011.02.10 |
---|---|
이게 모꼬? 하꼬방 짓나? (0) | 2011.02.09 |
立春大吉 (0) | 2011.02.07 |
기도하는 것 보다 더 즐거운게 없네 (0) | 2011.02.01 |
적절한 조화 (0) | 2011.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