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立春大吉

커피앤레인 2011. 2. 7. 12:39

 

 

40328

立春大吉

 

 

 

 

 

이른 아침 목욕탕은 한가했다.

샤워를 끝내고 열탕 /냉탕을 서너번 왔다갔다 하다

이빨을 딲고 거리를 나서니

공기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오사카 아짐씨는 설 연휴라고 일본에 간다더니

여직 돌아오지 않았나보다.

여전히 불이 캄캄했다.

 

 

산속은 봄기운이 제법 완연했다.

날씨도 따스하고 불어오는 바람도 그렇게 찹지 않았는데

겨우내 눈도 비도 안와서 그런지 등산로마다 먼지가 폴폴 했지만

혼자 산 속을 걸어다니는 재미만은 여전했다.

 

 

아낸 드디어 내 블로그를 찾았나보다.

귀동냥하듯이 틈틈이 글을 읽었나본데

같은 말이라도 이쁜 말을 쓰지 평소 쓰지도 않으면서

품위 떨어지게 뇬(?)이며 뇨자며 해사면서

왜 그런 저질 표현을 쓰느나며

또 한참동안 궁시렁거렸다.

 

 

해서 이 넘 왈

블로그는 그냥 블로그 일뿐 .......................

너무 거룩(?)하면 사람 맛도 없고 재미도 없다,,,,,,,,,,,하고 항변을 하였더니

마눌은 그런게 아무래도 거슬리나 보다.

하긴 아낸 평생토록 공무원 남편을 만났으면

더 잘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

그렇겠지만

난 천성적으로 누구에게 얽매이거나 속박 당하는건 질색인 남자였다.

 

 

물론 

그런 자유로움을 얻으려면 모진 댓가도 치뤄야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자유롭고 평안하고

가치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였고 고민하였고

그리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수고 하였지만

아내의 눈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화가 없어보이나 보다.

얼핏 지나가는 말처럼 모라모라 궁시렁거려

 

 

 

내 생각은 이렇다고 말했다.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마저 없는건 아니다.................................고.했는데

아내는 의외로 이 말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갑자기 말씨가 무척 부드럽고 공손해졌다.

 

 

해서

/ 연작이 봉황의 그 깊은 뜻을 우찌 알겠오 ....................하고

우회하여 한마듸 더했더니

/봉황은 이 세상에 없는 새입니다요 ?하고

사람을 또 실실 놀렸다.

 

 

한데 아들은 마음이 조금 급한가 보다.

결혼할 여자와 함께 내일 점심식사나 하자고 했다.

/그래?

엄마 말로는  네가 사귄다하는 여자애는 예수도 안믿는다며 ?

/아버지 , 성경에도 믿음 ,소망 , 사랑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했는데

사랑이 제일이잖아요 그러니 안믿는 사람이라도 품어야죠.

/그거야 당연하다만 .

아무리 그렇지만  예수 믿는다는건 그런 것하곤 조금 다른데...........

네가 예수를 잘못 믿었구나.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 안에 생명이 있고 그 생명은 네 생명의 동질성과 연관 되어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떠나서는 아무도 그 생명의 본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만물이 다 죽음이라는 허무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말인데

 

우리가

구원을 얻는다는 것도

일원이 모자라서 구원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그 하나님과

 네가 생명관계를 다시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

천국은 그 생명 안에서 존재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수님도 천국에 네 마음에 있느니라 한 것인데

네가 어려서 부터 교회는 다녔지만

예수는 제대로 알지 못했구나.

 

 

암튼 

우리가 아무리 이 세상에서 숱한 고난을 받고 살더라도 

예수 안에 있으면 평안하고 기쁜 것은

하나님과 연합하기 때문인데 

전혀 믿지 않는 애를 데려다가

그 애와 일생을 함께 하겠다는 것은

다른 가치를 가진 사람이 함께 길을 떠나는 것과 다를바 없는데

우찌해서 내 아들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아빠는 참 이해가 않되네 .

 

 

언젠가 아빠가 그 애에게 식사를 대접하겠지만

오늘은 네 엄마와 숙모와 함께 같이 가서 기분좋게 점심을 먹으라.

아빠는 오늘 바빠서 일찍 삼실에 나가봐야하니

결혼문제는 엄마와 좀 더 상의해 보고........................

암튼 또 보자.

 

 

하여

우리가족의 연휴는 이렇게 끝이 나 버렸는데

 

하지만 

모처럼 기대를 걸고 온 가족이 다 모인데서

사랑하는 남자의 아빠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었던

여자 애는 선물까지 사 가지고 왔다는데

아빠가 아침 일찍 떠나셨다는 말에 너무 실망이 컸던가 보다.

아내 말로는 아파트 입구에서 올라오지도 않고

20분이나 울었다나 우쨌다나.

 

 

해서

아내가 내려가 달랜 후

호텔 레스토랑으로 초대하여 밥을 사 먹여 보냈다는데 ...................

후문이지만 두 넘의 합의가 더 걸작이었다.

 

 

(여자애 집안이 열렬한 불자들이니까

사월 초파일엔 둘이서 절에 가고

크리스마스땐 또 함께 교회를 가면 된다고 그렇게 합의했다나 우쨌다나?

참 편리해서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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