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이게 모꼬? 하꼬방 짓나?

커피앤레인 2011. 2. 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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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모꼬? 하꼬방 짓나?

 

 

 

 

 

하꼬방은 일본말이 우리말로 둔갑을 한

한일 합작품인데

일본어로 하꼬는 상자를 가리켰다.

방은 한문으로 방 방/房 자를 썼는데

6,25 사변 당시 피난민들이 성냥갑 같은 움막집을 만들어 살았던게 

그 유래인가본데

요즘 말로하면 옥탑방 정도일게다.

 

 

가랑비가 실실 내리는 오후 별 일도 없고해서

모처럼 고청장 삼실로 전화를 때렸더니

/어, 형님 . 우얀일입니꺼?

/우얀일은? 모하노 ? 비오는 날에

/모하긴요? 비 온다고 공무원이 어디 일 안합니까?

/아! 비오는 날에도 공무원들은 일하는가베

/아참, 형님 . 설계도 나왔습니다

/그래? 그럼 저녁에 막걸리나 한잔할까?

/아이고 , 오늘은 술 안먹을랍니다.

/와?

/어제 언넘 송별회한다고 폭탄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오늘은 좀 쉬어야겠습니다

/꼴랑 폭탄주 5잔 가지고

/아이고 , 형님. 우리는 형님 같이 그리 마시면 죽습니다. 형님은 진짜 장사입니더

/마 !오늘밤은 안죽일테니까 막걸리 딱 한사발만 하고 깨끗이 헤어지자

/진짜지요? 그럼 설계 도면만 갖다주고 그냥 나오기 뭣하니 딱 한잔만하고 갑니더이

/알았다.

 

 

/우샘 , 모합니꺼 ?청장님 왔는데예.

/그래요? 그럼 . 금방 내려갈게요

/목여사 , 우리 막걸리 한 주전자 하고 나막스(홍매기) 있으면 한마리 구워주소

근데 이게 모꼬 ? 이게 설계도가?

/네

/3층을 증축한다 이 말이제.

/네.

집이 좀 비잡아서 3층에 거실겸 주방. 그리고 화장실을 하나 더 만들면 어떨까 해서 설계도를 뽑았는데 허가는 이미 다 받아두었습니더

/그래?

근데 이거 하꼬방 아이가?

/네에?

남의 집을 하꼬방 이라니요.

/설계해 놓은 것이 꼭 하꼬방 처럼 그렇게 그려 놓았네

언 넘이 했는지 .........................진짜 무식하네.

/언 넘이 아니고 형님, 여자입니더 . 와 전에 봤다 아입니꺼?

/아! 그 여자. 얼굴은 반반하더만 설계는 지랄같네.

암튼 내가 다시 설계해서 보여줄게 

작은 것일수록 더 앙증맞게 설계를 해야지

문디 가스나, 하꼬방 짓는줄 아는가보네? 

일단 허가는 받았다니 나중에 다시 설계변경 하기로 하고 

그나저나 증축할 평수가 몇평이고?

아이고,,,,,,,,,,,,,,, 8평이네.

/그나저나 돈은 얼마나 들겠습니꺼

/돈? 글세..................?

이거 뭐 얼마들겠나? 꼴랑 8평 밖에 않되는데.

/내 주변에 있는 업자들은 원가로 해줘도 24,000,000원은 든다던데예

/문디 자슥들 아이가?

이게 모 2천4백만원이나 든다말이고

천육백만원이면 충분하겠구먼.

/진짭니꺼?

그럼 글마들이 순 엉터리다 이 말이네예?

 

 

/아우야 ..........................

지발 인생 좀 쪽바로 살아라

우찌해서 니를 도와주는 넘들은 한결같이 다 그렇노.

설계도도 그렇고 공사비도 그렇고 .....

/아이고 형님, 공무원이 모 압니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이걸 집이라고 설계한 그 뇨자나

 하꼬방 같은 이런 집을 

평당 3백만원이나 든다고 공갈을 친 그 넘들이나 ............................ 

암튼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담주에 다시 만나 얘기하자.

/그럼 난 형님한테 다 맡길 테니까 그 돈으로 끝까지 다 해주이소이

/알았다. 

그나저나 담주에 너거 집에 함 가 봐야한데이

/집엔 와예?

/일단 현장을 봐야 집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

그리고 증축을 한다면

어떻게 증축을 해야  기존 층과 가장 멋있게 조화가 될지 알게 아니가?

/알았습니다

 

 

한데 수영이네는 뭔가 착각을 단단히 했나보다.

인테리어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걱정을 했는데

해서 인테리어비는 불과 2천 몇백만원 뿐이고 

그 나머지는 쇼파/주방싱크대/간판/베란다 파고라 /냉장고/콘솔 등등  

그런 과외 돈들이라 했더니

조금은 알아 듣는 듯 했는데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플리지 않는 의문이 남는가보다.

 

 

해서  과외 일들은 누가 해도 상관없지만

그 정도 돈은 든다고 알고 있어야 별 차질 없이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다 했더니

이런 일에 전혀 경험이 없어서 그런건지

남편은 저거가 하면 훨 쌀텐데......................하고

여전히 공자 앞에 문자를 쓰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난 디자인만 하고

공사가 진행되면 내가 디자인 한대로 잘 되는지 감독만 하면 되지만

옛말에도  물건을 모르면 돈을 많이 주라했는데

참 바보같은 사람...............

전문가가 오데 그냥 있는줄 아나 본데

천만의 콩떡올시다.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거기에 걸맞게 당연히 돈도 또 그렇게  들어야하겠지만

그렇지만 전문가라고 돈이 많이 드는건 또 아니었다.

진짜 전문가는

불필요한 일은 하지 않고 꼭 해야하는 일만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전문가 보다 훨 돈이 적게 들고 공기도 빨랐는데

초짜 일수록 저거가 훨 싸게 잘 만드는줄 착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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