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모꼬? 하꼬방 짓나?
하꼬방은 일본말이 우리말로 둔갑을 한
한일 합작품인데
일본어로 하꼬는 상자를 가리켰다.
방은 한문으로 방 방/房 자를 썼는데
6,25 사변 당시 피난민들이 성냥갑 같은 움막집을 만들어 살았던게
그 유래인가본데
요즘 말로하면 옥탑방 정도일게다.
가랑비가 실실 내리는 오후 별 일도 없고해서
모처럼 고청장 삼실로 전화를 때렸더니
/어, 형님 . 우얀일입니꺼?
/우얀일은? 모하노 ? 비오는 날에
/모하긴요? 비 온다고 공무원이 어디 일 안합니까?
/아! 비오는 날에도 공무원들은 일하는가베
/아참, 형님 . 설계도 나왔습니다
/그래? 그럼 저녁에 막걸리나 한잔할까?
/아이고 , 오늘은 술 안먹을랍니다.
/와?
/어제 언넘 송별회한다고 폭탄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오늘은 좀 쉬어야겠습니다
/꼴랑 폭탄주 5잔 가지고
/아이고 , 형님. 우리는 형님 같이 그리 마시면 죽습니다. 형님은 진짜 장사입니더
/마 !오늘밤은 안죽일테니까 막걸리 딱 한사발만 하고 깨끗이 헤어지자
/진짜지요? 그럼 설계 도면만 갖다주고 그냥 나오기 뭣하니 딱 한잔만하고 갑니더이
/알았다.
/우샘 , 모합니꺼 ?청장님 왔는데예.
/그래요? 그럼 . 금방 내려갈게요
/목여사 , 우리 막걸리 한 주전자 하고 나막스(홍매기) 있으면 한마리 구워주소
근데 이게 모꼬 ? 이게 설계도가?
/네
/3층을 증축한다 이 말이제.
/네.
집이 좀 비잡아서 3층에 거실겸 주방. 그리고 화장실을 하나 더 만들면 어떨까 해서 설계도를 뽑았는데 허가는 이미 다 받아두었습니더
/그래?
근데 이거 하꼬방 아이가?
/네에?
남의 집을 하꼬방 이라니요.
/설계해 놓은 것이 꼭 하꼬방 처럼 그렇게 그려 놓았네
언 넘이 했는지 .........................진짜 무식하네.
/언 넘이 아니고 형님, 여자입니더 . 와 전에 봤다 아입니꺼?
/아! 그 여자. 얼굴은 반반하더만 설계는 지랄같네.
암튼 내가 다시 설계해서 보여줄게
작은 것일수록 더 앙증맞게 설계를 해야지
문디 가스나, 하꼬방 짓는줄 아는가보네?
일단 허가는 받았다니 나중에 다시 설계변경 하기로 하고
그나저나 증축할 평수가 몇평이고?
아이고,,,,,,,,,,,,,,, 8평이네.
/그나저나 돈은 얼마나 들겠습니꺼
/돈? 글세..................?
이거 뭐 얼마들겠나? 꼴랑 8평 밖에 않되는데.
/내 주변에 있는 업자들은 원가로 해줘도 24,000,000원은 든다던데예
/문디 자슥들 아이가?
이게 모 2천4백만원이나 든다말이고
천육백만원이면 충분하겠구먼.
/진짭니꺼?
그럼 글마들이 순 엉터리다 이 말이네예?
/아우야 ..........................
지발 인생 좀 쪽바로 살아라
우찌해서 니를 도와주는 넘들은 한결같이 다 그렇노.
설계도도 그렇고 공사비도 그렇고 .....
/아이고 형님, 공무원이 모 압니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이걸 집이라고 설계한 그 뇨자나
하꼬방 같은 이런 집을
평당 3백만원이나 든다고 공갈을 친 그 넘들이나 ............................
암튼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담주에 다시 만나 얘기하자.
/그럼 난 형님한테 다 맡길 테니까 그 돈으로 끝까지 다 해주이소이
/알았다.
그나저나 담주에 너거 집에 함 가 봐야한데이
/집엔 와예?
/일단 현장을 봐야 집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
그리고 증축을 한다면
어떻게 증축을 해야 기존 층과 가장 멋있게 조화가 될지 알게 아니가?
/알았습니다
한데 수영이네는 뭔가 착각을 단단히 했나보다.
인테리어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걱정을 했는데
해서 인테리어비는 불과 2천 몇백만원 뿐이고
그 나머지는 쇼파/주방싱크대/간판/베란다 파고라 /냉장고/콘솔 등등
그런 과외 돈들이라 했더니
조금은 알아 듣는 듯 했는데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플리지 않는 의문이 남는가보다.
해서 과외 일들은 누가 해도 상관없지만
그 정도 돈은 든다고 알고 있어야 별 차질 없이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다 했더니
이런 일에 전혀 경험이 없어서 그런건지
남편은 저거가 하면 훨 쌀텐데......................하고
여전히 공자 앞에 문자를 쓰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난 디자인만 하고
공사가 진행되면 내가 디자인 한대로 잘 되는지 감독만 하면 되지만
옛말에도 물건을 모르면 돈을 많이 주라했는데
참 바보같은 사람...............
전문가가 오데 그냥 있는줄 아나 본데
천만의 콩떡올시다.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거기에 걸맞게 당연히 돈도 또 그렇게 들어야하겠지만
그렇지만 전문가라고 돈이 많이 드는건 또 아니었다.
진짜 전문가는
불필요한 일은 하지 않고 꼭 해야하는 일만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전문가 보다 훨 돈이 적게 들고 공기도 빨랐는데
초짜 일수록 저거가 훨 싸게 잘 만드는줄 착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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