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바다를 걷다

커피앤레인 2011. 4. 13. 15:01

 

 

40361

바다를 걷다

 

 

 

 

사주팔자에 물하고 뭔 인연이라도 있는걸까.

하루라도 바닷바람을 쐬이지 않으면

기분이 꿀꿀했다.

해서 예전에 건축하면서 심어놓은 나무들은 얼마나 또 자랐을까하고

올만에 임마누엘 교회에 간김에 돌아오는 길은 절영로 산책길로

길을 잡았는데

예수 믿는 사람들은 도무지 감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지

목사관을 지으면서 일부러 심었던 벚나무들을 그새 모조리 없애버렸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그 자리에 그렇게 번듯이 있었는데....................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더우기 기가 찬 것은 개나리 나무를 모두 단발머리 하듯이

그렇게 삭뚝삭뚝 잘라버려서

흐들스럽게 늘어져야할 그 노란 개나리 꽃을  이 봄에 하나도 볼 수 없다니

무식하면 용감하다했던가.

암튼 이런 사람들만 천국에 모여 있다면 천국은 진짜 몬 재미로 살까?

(성경에 보니 천국은 온갖 꽃과 보석들로 가득한 곳이라 했던데.......................그럼 그 꽃밭은 누가 가꾸지.아마 이 세상 사람들은 아니겠제)

 

 

그래도 바다는 늘 그곳에 있었다.

이따금 파도가 치면서 봄바람에 묻혀오는 미역냄새가

사람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했지만 씁슬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었다.

꽃나무 하나도 못가꾸는 인간을 보며

춘래불래춘/春來不來春이라는 옛 고사성어가 생각이 났다.

 

*춘래불래춘/春來不來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말인데

옛고사를 알면 이 말처럼 사람의 가슴을 찡하게 하는 말도 그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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