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비 오는 날

커피앤레인 2011. 4. 30. 16:51

 

 

40374

 

비 오는 날

 

 

 

 

이런 날은 차를 몰고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었다.

한데 끈 떨어진 갓처럼 차는 있는데

막상 어디론가 가려니 면허증이 없었다.

음주면허로 면허증이 취소된지가 벌써 몇년이 되었지만

난 여전히 면허증을 얻지못했다.

물론 시험을 못쳐서도 아니고 운전을 할 줄 몰라서도 아니었다.

시험은 칠 때마다 합격은 했지만 실기시험을 치려고 마음을

다잡아 먹으면

이상하리만치 공사가 들어와 실기(失期)를 했다.

 

 

해서 편할 때 다시 치자 하고 마음을 되돌렸지만

또다시 필기시험을 치고 실기시험을 친다는게

여간 번거롭지만 않았다.

하긴 언 뇨잔 처음 시집갈 때  몇날 며칠동안 밤샘을 하며

가슴이 콩닥콩닥하였지

두번째부터는 별 실감도 안나더라하더만 

운전 면허증도 그와 비슷했다.

처음엔

나도 드디어 운전을 할 수 있구나 하는 흥분 때문에

모든걸 착실히 준비한 탓인지 필기시험은 94점을 받고

실기시험 또한 단박에 걸렸는데 

10여년 이상 전국을 내집 드나들듯이

수십만 키로를 죽자살자하고 돌아다니고 나니

이젠 운전을 한다는 것도 그렇고 그런데다가

굳이 사업상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따로 작업할 일도 없다보니

그렇게 절실하게 운전면허증이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

 

 

하여 차일피일 미룬 것 뿐인데

어찌보면 게을러도 그렇게 게으를 수가 없는

나만의 변명인지도 모른다.

하기사 때론 차가 없으니 가까운 뇨자들 부터

차도 없능교 .........................

진짜 분위기 안나네. 마 다음에 만납시다................하고

꽁무늬를 뺐는데

그럴 때 마다 나는 또한  

문디가스나 아이가 ...........................다음에 만나자고 하기만 해봐라 하고

내김에 이빨을 빡빡 갈았는데

원래 남자나 여자란 인간은 

의리나 지조가 없으면 아무짝에도 못쓴다 했는데

요새 인간들은 우찌 그리도 계산이 빠른지

 

해서 추사 김정희 선생이 

세한연후지송백지조야/歲寒然後知松栢之凋也라고 했나보다.

(날이 추운 후에야 송백(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알겠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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