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나네
살면서 가장 신바람날 때는
누군가 날 알아줄 때였다.
특히 디자인을 의뢰하거나 집을 지어주세요 할 때
내 어깨는 어느 때보다 더 힘이 들어갔다.
그럴 땐 술값도 팁도 후했다.
시내에 나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오는데
우쌍........................하고 오사카 아짐씨가
갑자기 사람을 불렀다.
/난데스까?
/내가 쇼까이했어?
/쇼까이? 뭘요?
/누가 인테리어를 한다해서 유명한 사람이 옆에 있다고
우쌍을 소개했지.
/그래요 ?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긴 길고 짧은건 대어봐야 알겠지.
하지만 일단 기분은 좋았다.
일을 할 수 있다는게 즐겁고
덩달아 돈도 들어올테니까 괜스리 어깨에 힘이들어갔는데
동행한 박사장이
왜 불렀어? 하고 궁금한듯 물었다.
/아! 주변에 누가 샾을 꾸미려고 해서
날 소개했다네.
/그래?잘된일이다.
다음날 아침 길을 건너려는데
귀금속상 사장이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기어이 차 한잔하고 가라고 사람의 손을 잡았다.
/방금 커피 마셨는데.
/그럼 홍삼이라도 한잔 하고 가시죠.
(저 친구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다정할까?)
하지만 너무 매정하게 뿌려치기도 그래서
매장 안으로 들어갔더니 누군가 선물로 가져왔다며
홍삼을 한병 꺼내주었다.
/얼굴이 참 편해보입니다.
/참 편해 보여요? 그냥 노니까 그렇겠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정말 편해보입니다
/고맙습니다. 매일 노가다하고 놀면 왠만한 일엔 이력이 나서
이젠 끄덕도 안합니다.
/그것 아주 잘한 일입니다.나이가 들수록 얼굴이 편해보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이엔 추해보입니다.........................하더니
시집간 딸 년이 섭섭하다느니
사위 놈이 밉다느니
마누라가 어떻니 저떻니 하고 해사면서
고주알 매주알 했다.
(아! 이 친구....................뭔가 무척 외롭구나)
차를 마시고 잠시 환담을 한 뒤
다시 신호대 앞에 서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렸는데
뜬금없이 부자가 되는길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지나갔다.
그래. 찾아주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자는 따논 당상인데 왜 우리는 늘 다른 사람을 찾아다녀야
비로소 주머니가 불록하지?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는걸까?
아니면 사람들이 인재를 모르는걸까?
그나마 오늘은 누군가 찾아온다니 괜스리 기분이 좋았다.
돈 때문일까? 아니면 일 때문일까?
아마 둘 다 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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