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능교?
한차례 세찬 비가 내리더니 잠시 잠잠한 사이
드디어 프리 스케이팅이 끝났나보다.
1등인줄 알았는데 2등이었다.
기분이 꿀꿀했다.
방금 들은 오마주 투 코리아가 귀에 쟁쟁한데
김 연아 눈에는 연신 눈물이 가득했다.
여왕의 눈물은 뭘 뜻하는걸까?
분노? 아니면 회한?
그것도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그런 눈물일까?
갑자기 전화가 따르릉하고 울렸다.
/뭐하능교?
/뭐하긴요. 그냥 앉아 있죠.
/앉아 있으면 뭐가 나오능교?
/그럼 서 있을까요?
/그러지 말고 나하고 술한잔 합시다
/술? 왜 손님 다 갔오 ?
/오늘따라 손님이 일찍 끊기네
/그래요?
잠시 후
/비 오는데 일찍 집에 들어가지 ...
/집에 간다고 누가 반겨주나
/참말로,대책이 없네
/그래도 이쁜 여자가 술 한잔 하자 할때가 좋은줄 아소
/이쁜여자?
간밤에 이쁜 여자 다 죽었능가베
/와? 내가 어때서
/누가 뭐라했오 .
이쁜 여자 다죽었는가베 하고 그냥 내혼자 한 소리지
/그게 다 나 들으라는 소리 아이가
/그렇나?
안화백은 일찍 들어갔오?
/벌써 갔지.지금까지 있나.
그나저나 고청장은 집 짓는다 하등교
/짓겠지뭐
/근데 와 꿈적도 안하능교
/지 마음을 내가 우찌 알겠오
때가 되면 지 알아서 하겠지
/금방 할 것 같더만
/글마는 맨날 금꼬추,은꼬추,지꼬추 하다가 날 새겠지 뭐
/금고추,은고추,지고추가 뭥교
/아이고 고청장 노래도 못들어봤오?
/몬데요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갔다가 그만 그걸 잘라버렸다 안하요
/그게 몬데요?
/모긴 모여 지 고추지
/아!
/근데 산신령이 나타나서 금고추가 네 고추냐 은고추가 네고추가 하니까
지고추는 싱싱한 풋고추라며 거절했다 안하요
/그래서
/그래서는 몬 그래서요?
산신령이 하도 사람이 정직해서 이 고추도 니하라 하고
금고추도 주고 은고추를 줬다 안하요
/수지 맞았네.
/아이고 맹하긴 ............................
/그 나무꾼이
아닙니다 , 제고추는 싱싱한 풋고추인데
이것만 있으면 됩니다 하고 거절했다 안하요
해서 산신령이 하도 기특해서
와 거절하노 하고 물었더니
대답인즉 밤에 볼 일 볼때 헷갈리기 때문에 거절했다 안하요
/아이고 아까운 것
요즘 금값,은값이 얼만데....................
/좌우지간 여자란 돈이라면 눈에 불을 켜네 불을 켜
/내 나이 되어보소
서방보다 더 좋은게 돈이지
/아이고...........................사슴아 사슴아 왜 사니?
그나저나 봄비가 이렇게 주룩주룩 오는데
늙은 여자라도 여자라고 술잔을 나누니 기분은 좋네.
/늙은 여자 늙은 여자 하지 마소
듣는 늙은 여자 기분 나쁘구먼
/하기사 ..............................
그래도 여자는 여자니까
내 싫다고 다른 사람도 싫은건 아니겠제
/나도 나가면 줄줄이 사탕이요
/그래요? 감축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