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맞은 여자
예전엔 좀처럼 사람들이 찾아오질 않았는데
요즘은 우샘!삼실 여깁니까? 하고
여자도 남자도 곧잘 찾아왔다.
남잔 대체로 커피 한잔 안주요?하고 따졌고
언 놈은 밤 12시가 훨 넘은 시각에 찾아와선
라면 도..............맥주 도.............(*도는 경상도 말로 달라는 말이었다)하면서
생떼를 썼다.
그럴 때 마다 오는 사람 맨 입에 보내면 안된데이 하고
신신당부한 울어무이 말이 생각나
가급적이면 싫은 표정 안짓고 커피도 끓여주고 라면도 끓여주었더니
때론 성가실 정도로 사람을 괴롭히곤 했다.
한데 며칠전엔
청과시장에서 채소도매를 한다며 여자가 찾아왔는데
마음이 무척 괴로운지
하루죙일 술만 퍼마셨다.
해서
목여사 저 여자 왜그래요? 했더니
신랑이 저거친구랑 눈이 맞아 바람이 났다나 우쨌다나.
해서 몇달전에 이혼을 했다는데
엊그제 저녁엔 몬 생각에 찾아왔는지
곤드레 만드레 되어가지고 남의 삼실 밖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드르렁zzzzz 드르렁 zzzz
/아이고 이게 몬 소리고?
마침 근처 술집에 있다가
삼실에 뭘 가지러온답시고 무심코 2층계단을 오르다가
드르렁 드르렁 하고 코 고는 소리에 깜작놀라
걸음아 내살려라하고 도망을 쳤는데..................
내 생전 여자를 그리도 좋아 했지만
밤에 난데없이 쳐들어와 코 골며 자고 있는 여자는
정말 무서웠다.
해서,
목여사.............나 좀 도와줘 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한 다음 목여사의 도움으로 겨우 사태를 수습했는데
아이고 이젠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라
바람맞은 여자도 다시 봐야한데이 하고
전날밤에 있었던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좌중에 있는 인간들이
/아이고 바보야,바보야,
지발로 걸어와서 함 안아주이소 한 떡도 못 얻어먹나 ?하고 놀렸는데
아무리 내 여자를 좋아하기로서니
술먹고 코고는 낯선 여자는 정말 무섭고 싫었다.
(그나마 그 여인이 지도 모르게 거기까지 와서 다행이었지 만에 하나 스토커였다면 ,,,,,,,,,,,,,,,,,,,아이고!생각만 해도 아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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