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차라리 놓아주는게 더 나으리라

커피앤레인 2011. 8. 23. 12:05

 

조각가  이 현우作/ 아버지의 휴식

 

40431

차라리 놓아주는게 더 나으리라

 

 

 

안타갑게도 종대의 삶은 54세로 마감했다.

일반적인 수명으로 보면 아직도 한참은 더 살아야 할 나이이지만

불행히도 그것이 그의 운명이었다면 살아 남은 자들은 

더이상 할 말을  잇질못했다.

해서 하늘도 슬픔을 함께 하는 것일까.

아침부터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계속했다.

 

 

옛말에 회자정리라 했으니

만나면 언제가는 또 떠나야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일찍 자리를 떠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괘심했다.

 

 

하지만 더 산들 무슨 뼈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더 살게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데리고 가십시오하고 기도 할 수도 없었다.

 

해서 조용히

신의 의도를 살피며

난생 처음 두가지 선택을 의뢰했다.

 

 

어차피 궁색한 처지에 뇌출혈로 쓰러 졌으니까

설혹 살아난다해도 반신 불수가 되어 더 불행한 삶이 기다린다면

그나마 좋은 이미지가 남아 있을 때

조금 일찍 당신의 품에 안기게 하소서 하고 기도했고

만에 하나 그에게 아직도 해야할 남은 소명이 있다면

온전한 몸으로 다시 회복하게 하소서 하고 기도했는데

아마도 전자가 더 합당한 기도였던지

 

 

그는 1주일이 채 안되어 자는듯 누웠는듯 그렇게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

어차피 다들 가야할 길이지만 그래도 살갑게 지내던 

아우가 떠나고 나니 그의 병동이 더 쓸쓸해 보이는건

어쩔수 없는 인지상정이겠지.

 

아무튼,

아우야! 수고했다.

원망도 섭섭함도 이젠 다 내려놓고 편안히 잘 가시게나 .....................

먼 훗날 우리 다시 만날 때

그땐 아우가 정말 근사한데서 술한잔 사게.

그곳에선 아우가 대 선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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