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창동예술촌을 가다

커피앤레인 2012. 12. 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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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예술촌을 가다

 

 

 

 

작년과 달리 선생님은 오지않았다.

다리가 몹씨 아픈가보다.

이수인 가곡의 밤은 마산 3.15아트센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선생님이 오지 않으니 아무래도 뒷풀이가  조금은 맥이 빠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우린 밤새도록 떠들고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이 놈은 김재호 작시 이수인 곡으로 유명한 고향의 노래를 열창했다.

여기저기서 기립박수를 하며 앵콜앵콜했지만

선생님이 안계시니 고향의 노래 한 곡으로만 정중히 인사를 마치고

다음 사람에게 바통을 넘겼다.

 

다음날 아침 만승이는 급한 볼일이 있다며 첫차로 부산으로 떠났다.

난 좀 더 마산에 남아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천여사가 드 세느의 송창수 선생을 소개한 것은 늦은 점심을 먹고 난 뒤였다.

선생은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난 아무래도 인물화가 더 어울릴 것 같아 선생에게

현대미술의 추세를 설명하며 차라리 역동적인 인물화에

남은 인생을 걸어보라며 조심스럽게 조언을 했다.

선생은 언제 창동에 다시 오면 강의를 한번하라고 했다.

강의(?)라니..................

선생은 선생의 아뜨리에 가까이 있는 박미 탱고교실로 우릴 안내했다.

천여사도 이곳은 처음인지 약간 서먹해했다.

하지만 우린 이내 서로의 마음을 열고 마산 아트 페스티발에 관하여

의견을 주고 받았다.

박미선생은 그리 큰 키는 아니었지만 미인임에는 틀림없었다.

우린 그곳에서 예술에 대하여 좀 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헤어졌는데

길을 나서다 이 놈이 물었다.

 

 

/천여사! 나 마산사람이요? 부산사람이요?

/그러지 말고 창동에 조그마한 아뜨리에 하나 내지요?

/아뜨리에?

/내가 주선 함 해볼게요? 아마 무료로 줄거예요.

/그래요?

그럼 뭘 전시하지?

건축디자인 작품 ? 아니면 사진?

 

 

11월의 마지막 오후 햇살이 고마운 것은 상대적으로 날이 춥기 때문인가보다.

코아 양과점에 들려 잠시 조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한잔 마신 뒤

부산으로 향했는데

가을갈이가 이미 다 끝났는지 차창 밖으로 보이는 들판은 오늘따라 더 황량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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