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배꼽
시인/이 상개
시간이 배꼽을 드러내고 춤을 춘다
사람들은 자기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갑자기 배꼽이 빠진 사람들끼리 춤을 추었다
더러는 배꼽이 빠지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는 시간은 낙과처럼 떨어져 뒹굴었다
오는 시간은 배꼽을 감출 수가 없었다
썰렁하게 남아서 눈치를 봤다
배꼽에다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배꼽을 잡고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을 노리는 파파라치들도 없었다
배꼽과 배꼽들이 회식을 벌이고 기념촬영도 했다
배꼽티를 입은 아가씨들의 배꼽들만 웃고 있었다
이 상개 시인은 창원출신으로 부산시인협회회장을 역임했고
1965년 시문학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영원한 평행/김씨의 허리띠/강나루 하나등 11권의 시집을 냈으며
시선집/소금을 뿌리며 등이 있으며
시와 자유의 동인으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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