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고흐 아저씨 ! 잘 계시죠

커피앤레인 2016. 2. 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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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아저씨! 잘 계시죠

 

 

 

 

 

자유보다 더 귀한건 없었다.

해서, 성경도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 했는지도 모른다.

자유는 편견도 억압도 몰염치도 싫어했다.

때문에 자유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가장 소중한 가치였고 기본이었다.

경제학자였던 칼맑스가 꿈꾼 공산주의는 애초부터 그리 나쁜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공동생산을 통해 다같이 잘 살자는 것은 어쩌면 꽤 괜찮은 이론이었다.

하지만 그건 이론일뿐 실제로는 엄청난 재앙을 몰고왔다.

정치가 경제와 인간성을 망친 가장 큰 주범은 레닌이었다.

그 다음은 스탈린이었고 그리고 모택동이었다.

그나마 중국은 등소평으로 인해 삶의 가치와 질을 높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아류에 불과한 북한은 여전히 민낯을 드러내며 광명성 운운하며

연일 떠들어댔다.

 

10여년 전이었다.

윤동주가 다녔다는 용정중학교와 연변을 둘러보고 마치 우리네 60년대를 보는 것 같아

묘한 향수를 느꼈는데 연변엔 송자도 있었고 미희도 있었다.

둘 다 그 사회에선 엘리뜨였다.

미희는 당시 잘 나가는 의사였다.

사실 북경과 연변을 간 것도 미희의 초청을 받았기 때문인데

통역을 맡은 송자는 미희의 친구였다.

미희는 북경 중심가에 성형외과를 차리고 싶다며 송자를 통해

나름대로 최고급 실내디자인을 의뢰했다.

하지만 그녀가 계약한 빌딩은 왕푸진 거리에서도 꽤나 멀어보였다.

해서, 위치가 너무 좋지않다고 실내설계를 해줄 수 없다고 거절했더니

한국에서 그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는데 

왜 돈도 싫다하는지 적이 놀라는 눈치였다.

물론 명예나 욕심으로는 내 작품 하나쯤 북경에도 심어주고 싶었지만 

하지만 욕심은 욕심일뿐이었다.

 

 

내가 내 직업을 좋아하는 것은 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더러는 이상한 사람 다 보겠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난 이 직업을 좋아했다.

단지 불편한게 있다면 돈을 좀 덜 번다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난 자유인이지 결코 돈의 노예는 아니었다.

김용임의 부초같은 인생처럼 천년을 살건가? 몇 백년을 살다갈건가?

하루하루 즐기면서 감사하면서 살다가면 되는거지........

식구끼리 눈알은 왜 그렇게 부라리는데.

죽어봐야 저승을 알건가.

 

원래 자유란 스스로 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해서, 돈도 명예도 죽음 이후 천국을 가는 것도 스스로의 선택일 뿐이었다.

하긴 존 칼빈은 예정론과 함께 불가항력적인 은혜도 선택도 설파했지만 

어쨌든 은혜는 은혜고 자유는 자유였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한 것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내맘대로 내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었다.

 

얼마전이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를 맡고 있는 작가한테서 

문자가 왔다.

혹시 내가  자연인인지?아니면 주변에 혹 아는 분이라도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하긴 내 주변엔 주로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더러는 산에서 사는 산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처럼 돈도 명예도 시덥잖게 생각하는 도시에 사는 자유인들이 참 많았다.

해서 주머니에 돈 몇푼만 생겨도 이 세상을 다 가진 자처럼 호기를 부리곤했다.

 

오늘밤엔 또 누가 찾아올지.............

 

그나저나 고흐 아저씨 ! 잘 계시죠?

아저씨 죽고 난 뒤 그림값이 엄청 뛰었는데.........

아저씨는 물감 살 돈도 없어 자주 동생한테 빌붙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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