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내 나이가 어때서요

커피앤레인 2016. 7. 5. 19:51

 

내 나이가 어때서요

 

 

 

장대비가  쏟아졌다.

새벽녘에  엄청  번개가 쳤다는데 난 세상모르고 잤나보다.

비는  간헐적으로  그 다음날도 내렸다.

이놈은 바람 이상으로 비를 무척 좋아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들이 많았다.

막걸리도 생각났고 부침개도 생각났다.

생각나는건 또 있었다.

클래식 다방에 앉아 날 새는 줄도 모르고 커피를 마셨던 여인네도 생각이 났다.

 

사랑이란  참 묘했다.

폼안에 안은 여인보다 끝내 이루지 못한 여인을 더 아쉬워했다.

해서, 비가 오면 뭔지 모르지만 그리움이 빗방울처럼 그렇게 가슴에 대롱대롱 메달렸나보다.

 

누군가  가요제를  하나  만들어보자고 했다.

가요제? 난 가요는  별로인데......

형님은 가곡을 좋아하는 줄 알지만 대충 레이아웃이라도 잡아주세요 했다.

그래? 누굴 초대 할건데? 적어도 현철이나 이미자 정도는 초대해야 흥행이 안되겠나?

그 정도는 안되어도 그 비슷하면 안되겠습니까?

알았다.일단 고민은 함 해볼게.

비는 밤새 그칠 마음이 없나보다. 또 쏟아졌다.

 

저녁녘에 아는 여인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샘.이번 주는 안되겠고 담 주나 술 한 잔 해여.

담 주?

예전에는 어디를 가든지 내가 갑이었는데 요즘은 시세가 폭락했나보다.

만나는 날자도 저거가 잡았다.

하긴  남자는 지갑이 말했다.

해서, 이점저점 생각해서 새로운 사업에 눈길을 돌렸더니 다들 그 나이에 뭔 사업?하고 손사례를 쳤다.

이 사람들 와 이러지 ? 저거가 내 삶 살아줄 것도 아니면서 .....

난들 여행이나 다니면서 놀고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여인네들이 60이  채 되기도 전에 손자 손녀 봐준답시고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어깨야!하면서 병원을 들락날락하는 것 보다는

그래도 이놈은 아직도 1-20년은 더 일할 것 같은데.

다들 왜 저 야단들이지 . 난 수 십 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아까워서 그러는건데.

오승근이  말마따나 내 나이가 어때서............

인생 뭐 별 거 있나요? 생각하기 나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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