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신공항과 박근혜정부
가덕 신공항은 부산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그 대안으로 추진한 공항이었다.
마치 대한민국 관문이 서울 김포공항에서 인천 영종도 공항으로 바뀐 것과 같은 취지였다.
가덕도는 부산에서도 아주 변두리에 있는 섬이었다.
지리적으로는 거제도나 진해가 오히려 가깝게 느껴졌다.
때문에 부산시내에서 가기엔 김해공항 보다 배나 더 먼 거리였다.
그런데도 부산시민이 가덕도 공항을 굳이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24시간 국제허브공항으로 운영이 가능하고 바닷가이기 때문에 소음문제도 별로 없고
세계적인 공항들이 대부분 바닷가를 선호하는 이유가 고정장애물이 없는 안전 때문이었다.
병풍처럼 둘러쌓인 고정장애물(산봉우리)은 항공기 조종사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항공기 조종사들은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가덕도 신공항을
최적지로 꼽았다.
한데 언제부터인가 대구,경북 정치권이 끼어들면서 가덕도 신공항은 밀양 신공항으로 둔갑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10여년 이상 논쟁에 논쟁을 부르다 결국 이달에 결정이 날 모양이었다.
한데 뭔가 이상한 짓들이 벌어지고 있나보다.
벌써부터 같은 용역사인데도 인천공항 땐 고정장애물을 주요 평가항목에 넣었다가
밀양공항이 들어설 경우 깍아야 할 산봉우리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자
그 항목을 슬그머니 없애버리고 항공학적 검토라는 해괴망측한 이유를 들어
밀양 신공항으로 밀어부칠 낌새가 나타나자 그동안 잠잠했던 부산민심이 마치 6.10항쟁 당시와 비슷한 분노로
서서히 닳아오르고 있었다.
박정희 정권을 무너뜨린 6.10 항쟁도 처음엔 별개 아니었다.
일군의 대학생들이 유신철폐를 외치며 교정을 뛰쳐 나온 것인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노는 더 큰 분노를 일으켰고 그걸 진압하려고 투입된 공수부대원들의
야만스러운 행동은 마침내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어 박정희 정권 심장부에 총을 겨누었는데............
그 날 이후 부산시민이 요며칠처럼 분노한건 잘 보지 못했다.
원래 부산시민은 대체로 낙천적이었다. 영호남이 아무리 어쩌고 저쩌고 해도 부산 사람들은
호남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거나 경원시하지도 않았다.
이놈이 사는 광복동 근처.남포동.중앙동.자갈치.동광동에도 전라도 출신
식당주인들이 즐비했다.
때문에 대구나 광주처럼 각을 세우며 정치에 그렇게 목을 매달지도 않았다.
하지만 참다참다 이게 아닌데..............하면 그땐 어느 누구도 감당 못했다.
그게 부산사람이었고 마산사람 기질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꽃패만 만지작 거리다 도망간 비겁한 정부였고 박근혜 정부는
총선에서 보듯이 어딘가 많이 닮은 듯 아닌듯 했다.
이놈 같은 무지렁이들은 신공항이 가덕도에 세워지든지 밀양에 세워지든지 아무 관심도 없지만
대한민국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가덕도 신공항이 백번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국토부 결정을 예의 주시했다.
만에 하나 TK정권에 야합하여 국토부가 엉뚱한 결정을 내린다면 박근혜정부는 총선에
패한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저항을 받을게 분명한데
이건 부산만을 위한 저항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후손들의 번영을 위해서도
싸워야할 가치있는 전쟁이었다.
마침 부산일보 최학림 논설위원이 짜고치는 신공항 용역?이란 칼럼이 올라와
읽어보니 TK정권이 설마 저렇게도 무지할까?하고 혀를 찼는데
1984년 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 교수도 뭔가 느끼는게 있는지
1인 릴레이 시위를 하며
동남권 신공항 가덕유치/국가미래는 동북아 중심이란 피켓을 들고
아이스버킷 형식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둘 다 강나루에 잘 오는 아우들인데 오늘 밤은 아무래도 막걸리라도 한 잔 대접해야겠다.
정치가 지랄 같으면 백성이 고달프다 하더니만 ...............
경기도 안좋은데 하는 짓이라고는 고작한다는게 저 지랄들이니...........대한민국 미래가 참 암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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