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바다연가

커피앤레인 2016. 8. 5. 13:17

 

 

 

 

 

바다연가

 

                                           시인/     김석규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남항 근처 흉물스레 들어선 집들은

한 발짝도 물러 설 줄 모르고

아예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은

내세울 주먹만한 조망권도 없으니

하루에도 몇 번 답답한 가슴만 쓸어낼 뿐

도대체 바다는 어디로 가 가버렸는가

바다와 눈 맞추며 시름겨워 섰던 자리

애처로운 고양이 울음 되어 남아 있고

행여나 해 저물면 바다가 돌아갈까

남루의 처마 끝에 등불 하나 켜 놓지만

바다는 떠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