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허벌나게 낮잠이라도 한 번 자봤으면

커피앤레인 2016. 8. 7. 15:13

 

 

허벌나게 낮잠이라도 한 번 자봤으면

 

 

 

 

 

 

 

 

여름은 정말 대단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사람은 여름보다 더 대단했다.

각자 사는 스타일이 다르듯이 여름을 보내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다 달랐다.

아침부터 신규가 찾아왔다.

그는 골목길을 전문적으로 찍는 꽤나 유명한 사진작가였다.

불란서 문화관에서 12회 정도 작품전을 열었으니 그 정도면 어느정도 실력을 갖춘 작가이었다.

-형.담배 뭐피워?

그가 뜬금없이 물었다.

-담배? 글세? 도면을 그리거나 디자인을 할 때 외엔 담배는 잘 안피우는데

-그래도 형이 좋아하는 담배는 있을 것 아니야

-시가 식스(Cigar 6)?

-그런 담배도 있어요?

-응 ,우리나라 담배중에 가장 향이 좋던데

-그래요?

-시가 원.쓰리.파이브.식스까지 있다.

 저녁에 나하고 송도 갈래?

-왜요?

-현인가요제 마지막 날인데 갈 일이 좀 있어서

-난 별로인데요.

하긴 인파에 휩싸이는 것을 별로 좋아안하니 가고 싶지 않겠지

나도 비슷한 성향이지만 광복로 부산가요제 예술총감독을 맡아 달라고 하니

새삼 현인가요제 생각에 요며칠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현인가요제는 몇해 전에 가봤기 때문에..........................특별히 달라진건 없겠지만

그래도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번 더 가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않을 것 같았다.

 

저녁무렵 누군가 산복도로 위 집이 하나 나왔다고 괜찮으면 사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굳이 산복도로 위를 고집하는 것은 부산항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때문이었다.

-몇평인데?

-43평이라는데요

-값은?

-1억5천만원 정도면 살 수 있나봐요 한데 리모델링은 해야한데요.

-그래?

마당은 좀 있데요?

-마당은 있고 산비탈이라 전망은 좋은데 교통이 좀 불편하데요.마을버스를 타고 간다하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_월요일 부동산업자를 다시 만나기로 했으니 간김에 현장에 한번 들렸다오지 않으실래요?.

-그러지.

 

 

신축공사보다 앞으로는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더 수입이 좋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중인데 그래서 그런걸까?

사무실근처에 있는 빌딩주인이 느닷없이 설비와 전기공사를 다시 하고싶다고 자문을 구했다.

-아주 잘 생각했습니다.지은지가 40년 가까이되었다하니

차체에 설비와 전기공사는 확실히 다시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건축은 움직이면 돈이었다.

해서 그랬을까?누군가 돈은 날라다닌다고 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돈은 주인이 없다는 말이었다.

때문에 이 삼복더위에도 아랑곳하지않고  가요제 준비하랴.리모델링 도면그리랴.

현장 쫓아다니랴........................꽃밭에 물주랴. 찾아오는 손님만나랴 ....

허벌나게 널어져 낮잠 한 번 자고싶어도 그런 마음의 여유조차 올여름엔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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