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땡중은 어디로 갔을까

커피앤레인 2016. 7. 30. 10:36

 

 

땡중은 어디로 갔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대밭 십리길로 휴가를 떠났나보다.

간김에 방어진에 있는 대왕암도 들렸나본데 둘다 이놈이 잘 가는 곳이었다.

대밭 십리길은 울산 태화강을 따라 울창하게 펼쳐져진게 장관이었다.

겨울이면 까마귀들이 장사진을 쳤다.

공업도시로 자리매김을 하기 전에는 울산은 포항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에 불과했다.

아마도 현대왕국이 울산에 터를 잡지 않았다면 울산은 여전히 변방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배가 유명했다.

진하해수욕장에서 해운대 길을 따라 가다보면 지금도 곳곳에 배밭이 산재해있었고

길가엔 맛있는 울산배를 사라고 아름다운 촌아낙들이 호객을 했다.

 

모르긴 몰라도 박대통령도 고생이 많을 게다.

되는 것도 없고 뚜렷한 업적도 없다보니 5년이란 세월이 청와대에 처음 들어왔을 때와 달리 꽤나 길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권력이 있는 곳엔 언제나 아부꾼들이 득세했다.

한데 진정으로 사람들이 필요할 땐 그런 인간들은 하나같이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해서 그는 자주 배신을 말했나보다.

안타까운건 국민이 느끼는 배신과 박대통령이 느끼는 배신이 다르다는 냉엄함이었다.

 

현각스님이 마침내 한국불교에 환멸을 느꼈나보다.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다른가?하고 체득하는데 무려 20여년이란 세월이 어디론가 달아나버렸나보다.

차라리 혼자서 대밭에 앉아 너는 누구냐?하고 물었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은 흐르지 않았을건데.............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절이나 교회나 성당이나 다 돈 앞엔 장사가 없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돈이 곧 상전이었다. 지난 홍수에 떠내려간 절 앞의 다리를 고치는데도 돈이 필요했고

비가 새는 교회지붕을 고치려해도 돈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사찰도 돈이 필요했고 교회도 성당도 돈이 필요했다.

한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없으면 없는대로 살면 되었지만 인간은 언제나 넉넉해야 안심이되었다.

해야할 일이 생기면 무슨 수를 써더라도 그 일을 끝내야 마음이 편안했다.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높은 경지에 올라

부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을 속세에서 찾기가 여간 쉽지않았다.

마치 낙타가 바늘귀를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기독교든지 불교이든지 올곧은 사람들은 돈을 그리 가까이 하지않았다.

때문에 오죽했으면 하나님도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했을까?

 

자고로 모든 악은 욕심의 산물이었다.

해서 죄의 근원은 불교나 기독교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가르쳤지만

인간이 얼마나 타락했으면 시주 돈을 보면 부처님도 돌아서서 빙그레 웃는다고 했을까?

그건 뭐 교회라고 별 수 없었다.

현각스님이 이제사 겨우 의식이 돌아왔나본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누군가 망해야 산다고 했다.

교회도 망하고 사찰도 망하고 성당도 망해야

하나님도 오시고 부처님도 오시고 천주님도 오시려나?

아무튼 샤무엘 베게트는 고도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어디론가 가버렸고 

현각스님도 부처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쳤나보다.

그나저나 요즘처럼 이 무더운 날에 땡중은 또 어디로 갔을까?

설마 여인네 궁댕이나 두드리며 애궂은 맥주만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건 아니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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