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연가
시인/ 김석규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남항 근처 흉물스레 들어선 집들은
한 발짝도 물러 설 줄 모르고
아예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은
내세울 주먹만한 조망권도 없으니
하루에도 몇 번 답답한 가슴만 쓸어낼 뿐
도대체 바다는 어디로 가 가버렸는가
바다와 눈 맞추며 시름겨워 섰던 자리
애처로운 고양이 울음 되어 남아 있고
행여나 해 저물면 바다가 돌아갈까
남루의 처마 끝에 등불 하나 켜 놓지만
바다는 떠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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