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스피노자의 아침

커피앤레인 2018. 1. 3. 20:41

 

 

 

스피노자의 아침

 

 

 

 

2018년이라고 별수 있겠냐 하면 스피노자는 참 슬플게다.

그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말한 철학자였다.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올해는 부지런히 컴퓨터에 모아둔

사진들을 USB에 옮기고 2018년 봄엔

작은음악회 200선(選)이라는 타이틀로

마산 예술촌 성미에서 사진전을 한 번 열까한다.

 

 

가을엔 나의 이름을 걸고

부산에서 적당한 갤러리를 물색하여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사람이란 주제로

또 한번의 사진전을 별려볼까 하고

연이틀 동안 수백점 가운데 35점을 추려추려

새로운 USB에 담았다.

 

 

누군가 제일 남는 게 공부라 했는데 어차피

빈둥빈둥 놀바엔 좀 더 효율적으로 놀자하고

영어독해집과/ 일본어 비법 전수서와/ 신중국어 까지

매일 조금씩 조금씩 다시 읽기로 했다.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매일 거르지 않고 하다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지점까지 도달하겠지.

스스로 정한 스케쥴도 하나 못지키면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술 먹는 시간도 좀 줄이고 쓸데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도

좀 줄이니 작심 3일은 아니어도 작심 2일은 잘 헤치웠다.

 

 

물론 돈도 벌어야할게다.

사람 사는데 돈이 없으면 사람 노릇하기도 힘든 세상이다보니

더 부지런히 더 지혜롭게 더 냉철하게 투자하고 집중해야겠지.

어차피 내일 일은 내 손에 없는거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오겠지만

설혹 기대치 만큼 실적이 안오르고 실패를 거듭할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 것 만큼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끄럽지는 않을게다.

 

 

올해는 나도 스피노자처럼 부지런히 사과나무를 심으려한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자신이 열매를 따 먹으려고

심지 않는다고 하였다.

내가 심어놓으면 그 누군가 열매를 따 먹을 게고 

그들 역시 또 그 누군가를 위하여 나무를 심을테지.

그래도 어제 오늘은 참 큰 일을 했다.

자료를 찾아 모우고 그걸 다시 초이스하여 

전시회 준비를 위해 다시 분류를 하고 

이어서 금년에 낼 글들을 모아 

내일부터는 편집을 조금씩 해나가려고 한다.

 

 

산다는건 그냥 희망사항일뿐이지 내일 일을 누가 장담하랴.

하지만 성경은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라고 가르쳤다.

그래,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을 마무리하자.

내일 무슨 좋은 일이 생길지 누가아랴.

살다보면 용꿈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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