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커피앤레인 2018. 5. 12. 12:24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에 남으리 ...

......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오늘따라 아그니 발차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듣고 싶은 건 

무슨 이유일까.

조수미도 이 노래를 불렀지만 

이땐 한국어로 듣는 것 보다

원어 그대로 듣는 게 훨씬 더 가슴 깊이 다가왔다.

 

남북회담에 이어 북미회담이 곧 열리는가 본데

어쩌면 이게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게  

인생사라하지만 남북이 지금 그런 형국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참 착잡하다.

 

도대체 기차가 머무는 마지막 종착역은 어디일까?

 

 

지금쯤 박근혜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누구는 적페청산이라지만 누구는 철저한 보복이라고 했는데

 

두 사람 다 똑똑하고

나름대로 한국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었지만

현재의 상태는 그렇다치고 마지막이 또 어떻게 될지.

제갈공명과 사마의의 전투를 보며

문재인 정부의 최후의 종착지는 또 어디일지......

그것도 참 궁금했다.

 

 

송자와 미희가 있는

연변에서 북경으로 가는 기차는 24시간이 꼬박 걸렸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눈 앞에 보이는건

허허벌판과 초라한 농가들 뿐이었는데

겨울은 사람을 참 슬프게 했다.

하필이면 왜 이때 왔을까? 하고

후회했지만 사람의 시간표를 누가 아랴.

 

아무튼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이 잘 되어

이 땅에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울지는 모르겠다.

한데 이 판국에  탈북종업원 13명에 대한

송환이 어쩌고 저쩌고 하고 조간신문에 났던데......

참 한심한 사람들이다.

그게 협상의 대상이 되는거가.

하긴

청와대는 어. 이거 아닌가베하고

서둘러 부인했다지만

주한미군 얘기처럼 뭔가 참 찜찜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기대치가 있는데

문재인 정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게 우파이든지 좌파이든지 상관없이

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건

그저 상식선 속에서 나라가 잘 되었으면 하는 게 고작이었다.

한데 종종 그 상식선이 무너지곤 했다.

세종시가 그랬고 가덕도 신공항이 그랬는데

정치인들의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고 무지일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전체를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그런 정치인은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나오기 힘든 구조일까.

그 놈의 지역감정이 뭐고 표가 뭔지?

 

엉뚱한 얘기이지만

서울서 보는 정치와

부산서 보는 정치는 많이 달랐다.

서울사람들은 각지에서 다 모인 탓인지

북한과 너무 지근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시류에 참 민감했다.

반면 부산은 솥에서 장이 끓는지 밥이 끓는지 별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서울사람들은 대체로 바쁘게 움직였고

부산사람들은 반대로 걸음걸이부터 느슨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천치바보는 아니었다.

그냥 추이가 어떻게되나 하고 관망만하고 있을 뿐인데

그 중에 이 놈도 거기에 끼어 있는건지 종종 누군가 물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으냐 하고 ......

 

그러면 내 대답은 한결 같았다.

글세요?

뭘 알아야 면장이라도 하죠.

 

 

하긴 지금 이 시점에서 콩이야 팥이야 하고 씨부려봐야

장님 코끼리 더듬는 꼴이니

그냥 조용히 보고만 있는 게 상책이다하고

가급적 신문도 TV도 멀리하고

오직 한다는 게 요즘은

데이터 요금하고는 상관없는 천국전화로 

하나님요 울 나라가 우짜고 저짜고 ......해사면서

미주알 고주알 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 기도란 게 때로는 참 신통망통했다.

암환자도 고치고 폐결핵환자도 고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함부로 씨부리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그런걸까.

예전엔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야. 니는 하나님하고 직통전화를 갖고 있나하고

은근히 야지 아닌 야지를 넣었는데

말인즉 하나님하고 대화하는 게

사실 제일 즐거우면서도 수지 맞는 장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교회가 하도 지랄 같아서

그것도 저것도 다 때려치워버리고

우짜든지 울나라 잘 되게만 해주이소 하고 기도했는데

 

 

문재인 정부 인기가 70%인가 80%라고 했던가.

한데도

드루킹인가 뭔가하는 것 조차 하나 시원하게 처리 못하는걸 보니

뭐가 캥기기는 캥기는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잘못이 있으면 잘못이 있는대로 속시원하게 고백하고

없으면 없는대로 정정당당하게

 통 크게 특검을 하든지

협상을 하면되지 뭐가 그리 옹졸할까......

 

그나저나 8시에 떠나는 판문점 기차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자유를 향해 떠나는 걸까?

아니면 부처님 오시는 날도 가까운데

부처님 마중나가다가 도중에 마음 바뀌었다고

도로아미타불하고 주저앉지는 않겠제.

우쨌던지 부처님 오신 날도 가까운 데

올만에 궁전 스님하고 도해 스님한테 전화나 해

밥이라도  한 끼 하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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