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마라 했는데

커피앤레인 2018. 5. 28. 12:51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마라 했는데

 

 

 

 

 

진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존 스타인백의 진주였다.

존 스타인백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독일계였다.

군청에서 출납관리로 일했다는데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시절부터 농장에서 일을 거들었다고 하였다니

고생깨나 한 사람이었다.

고학으로 어렵사리 스탠퍼드대학교가 들어갔지만 학자금을 댈 형편이 못되어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고 그나름대로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온갖 막노동을 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였지만 그 또한 생각보다 신통찮았는지

1929년에 쓴 그의 첫작품 황금의 잔은 거의 반응을 얻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그가 작가로서 겨우 이름을 얻은 것은 1935년에 발표한 토르티아 대지라는

작품이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의 명성을 확고하게 각인 시킨 작품은 두 노동자의 우정을 그린

생쥐와 인간이라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분노의 포도를 꼽았다.

분노의 포도는 나도 읽어봤지만  

존 스타인백은 이 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풀리처상까지 받았는데

그 뒤에도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노벨 문학상을 거머쥔 작품은

그로부터 19년 뒤에 발표한 에덴의 동쪽이었다.

이 작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만큼이나 스케일 큰 대작이었다.

남북전쟁으로 부터 제 1차 세계대전까지의 시대를 배경한 작품인데

내 기억 속 가장 남는 건 오히려 진주라는 단편소설이었다.

 

주인공인 인디안 키노와 그의 아내 주애너가 전갈에 물린 아들의 치료비를 벌기위해  

진주를 찾아  바다로 나가는 이야기인데 막상 완벽한 진주를 손에 넣자

그것을 빼앗으려는 자들에 의해 칼에 찔리고 집까지 불타버리는 액운을 당하다

결국은 애지중지한 아이도 잃어버리고 추적자까지 죽이게 되는 신세가 되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미련없이 진주를 바다에 도로 던져버리므로 끝을 맺었지만 참 슬픈 작품이었다.

한낮 진주라는 욕망을 던져버렸을 때 그들에게 남은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뭐가 뭔지도 모르게

하루새 미국과 북한이 급박하게 돌아가더니 어젠 제 2차 판문점 남북회담이 또 열렸나보다.

그만큼 이북사정이 많이 다급하고 복잡미묘한가 보다.

문제는 체제보장을 요구한다하는데 체제보장을 한들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울까?

우스개소리로 스님이 고기맛을 알면 절에 벼룩이 없다던데 70년 이상을 억압된 세상에서

세계와 완전 단절되어 살던 사람들이 막상 개방 개혁이 되었을 때 과연

그들이 어떻게 변할지......그걸 누가 장담한단 말인가.

역사는 점점 더 흥미진지하게 본게임으로 넘어가려나본데 웃기는건

전에는 저 사람들이 참 미웠는데 요즘은 보면 볼수록 저들도 사람인데......하고

미운 생각보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더 드는건 이 또한 무슨 조화일까.

무자비하게 총살을 서슴치 않던 자들이 어찌 하루 아침에 천사처럼 변할까마는

새벽기도를 마치면서도 이 일을 우찌 해석해야 잘 하는 해석인지......그게 참 아리송했다.

 

그나마 김동길 인물에세이를 읽다 몇구절이 조금 위안이 되었지만

 "어머니 때린 형, 형수에게 욕한 동생......진흙탕 패륜전쟁" 

 "보수정권 때 입사한 게 죄인가요?"...직원 찍어 내는 MBC"를 읽으면

이게 사람이 먼저다하고 외치는 사람들의 민낯인지?......그것도 참 아리송했다.

젊은 남여 10여명이 땡볕에 광화문 광장에서 팻말을 들고 "부당해고 철회하라"는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했는데 이땐 와 아무도 촛불시위 안하노?

한참 꽃다운 나이에 언론사에 취직했다고 본인이나 가족이나 주위의 지인들이

얼마나 좋아했을까? 이 어려운 시기에 저 젊은이들을 마구 내쳐버리고도 그들은 잠이 잘 올까?

그들이 정치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데......

청년 일자리 만들자면서 정당하게 들어온 제 식구도 발로 차버리면

정의는 무엇이며 민주주의는 무엇이며 평등은 또 무엇인가.

우파든지 좌파든지 정의롭지 못하다면 그건 우리가 그토록 일구자했던 자유대한민국은 아니다.

 

 

한평생 독립을 갈망했던 김구 선생이 나라만 되찾는다면 그땐 조국의 마당이라도 쓸겠다고

자처했는데.

그 놈의 정치가 뭔지? 욕망이 뭔지?

제발 젊은이들 가슴에 비수라도 꽂지마라......이 나쁜 인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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