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위험한 도박판

커피앤레인 2018. 7. 12. 10:55

 

 

위험한 도박판

 

 

 

 

 

금방이라도 세상을 뒤집어놓을 듯 하던 장마가 슬그머니 어디론가 도망을 쳤나보다.

연일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덩달아 죽을 놈은 엉뚱하게도 애지중지 키우던 화초들이었다.

엊그저께만 해도 비가 밤낮으로 쏱아졌으니 땅 속의 사정을 잘 모르는 이 놈은

설마 죽지는 않겠지하고 미련 아닌 미련을 저지른게 잘못인가 보다.

하나 둘 잎이 시들더니 성미 급한 놈부터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 아까운걸 우짜노......

해서, 얼른 물뿌리개로 물을 주었지만 그나마 아직 기운이 있는 놈은 조금씩 고개를 들었으나 그렇지 않은 놈은

이미 시든건 시든거고 남아 있는 놈이라도 좀 챙겨라하고 불평 아닌 불평을 했다.

 

오늘 신문에 보니 최저임금제가 아무래도 말썽인가보다.

자영업자들이 못살겠다고 불복종운동을 한다나 우짠다나.

그렇잖아도 뭔가 너무 서둔다 했더니 기어이 탈이 난 모양이다.

상아탑에서 꼬박꼬박 월급만 받아먹으며 살아온 교수님들이 실물경제를 알면 얼마나 알까.

특히 영세업자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데도 젊은 애들 인기에 너무 취한걸까.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누가 보상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처럼 밑천이 많아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도 하자하고 업종을 쉽게 바꿀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대부분의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아리 뿐이다 보니 몸소 몸으로 떼우지 않으면 이익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알바를 고용하면서 까지 장사판을 벌여야하는 사람들은 경기는 경기대로 지랄 같고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오를대로 오르니 주인이나 일하는 아줌마나  마음고생은 비슷비슷했다.

-사장님 어디 갔어요? 오늘 와이리 손님이 없노?

-그러게 말입니다. 사장님이 잘되야 돈을 받아도 기분이 좋은데......

그나마 부산에서는 내노라하는 식당인데 오늘따라 손님이 없는가보다.주방아줌마가 한숨을 쉬었다.

-그게 뭐 아줌마 잘못이요. 다 사장이 못나서 손님이 없는게지.

이 놈이 억지소리를 한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문재인 정부의  1년 성적표를 까발랐다.

C 학점도 안된다고 고래고래 지랄을 했다.

적폐청산은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건데 이 정부의 적폐청산은 사람 잡아가두는 걸 적폐청산이라고 열을 올렸다.

잘못이 있으면 가두어야 하겠지만 굳이 가두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시시비비를 가려 최종적으로

법과 국민의 판단을 받으면 될건데 이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추도식 때 벌어진 불상사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또 지랄을 했다.

하기사 술이 취하면 뭔 말인들 못하겠냐마는 옛말에도 취중진담이라고 이 정부가 조금은 새겨들어야 할

옳은 말도 많았다.

 

 

딱히 선거판을 의식한 것은 아니겠지만

한동안 남북회담이니 북미회담이니 하고 전세계 뉴스를 독점하였는데 문제는 과일을 너무 성급하게

따먹은건 아닌지 그게 좀 꺼림칙했다.

더우기 시간이 흐르면 흐르수록 놀음판처럼 초장 끗발이 마지막 까지 유지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순진한건지 저쪽이 순진한건지 이제부터 골 때리는 작업이 첩첩산중처럼

닥아올게 뻔한데 문대통령은 종전선언을 금년내로 하겠다는 모양인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울까.

 바라건데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성공한 정부이길 바라지만 이미 첫단추를 너무 성급하게 끼우다보니

이 정부가 아마추어 정부인지 아니면 진짜 천재만 모인 정부인지 모두들 갸우뚱했다.

선전선동은 폐쇄된 사회에서는 통할지 모르지만 이 대명천지에 그게 그렇게 오래갈까.

아무튼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건 아무리 인기가 어떻고 저떻고 해도 말짱 도로묵에 불과했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 부터 고쳤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

 

 

원래 정치란 참 잔인했다.

 

때때로 무지한 백성들은 순간순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 장단에 춤을 추다 저 장단에 춤을 추며 흥겨워했지만

역사는 때때로 살인자도 미화했고 독재자도 당대의 영웅으로 화장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보다  훨신 더 비참하고 큰 고통이 따랐다.

히틀러가 그랬고 무솔리니가 그랬고 풍신수길이 그랬다. 현존하는 독재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이미 도박판은 벌어졌으니 이제 어찌하랴.

 

 

아무쪼록 동냥은 못줄지언정 쪽박은 안차야할텐데 ......대통령 자리도 참 골 아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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