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2

아름다운 집짓기 11/ 첼로연주와 장독대

커피앤레인 2005. 12. 21. 17:09

 

 

 

눈이 내리는 날은 미사 마야스키의 첼로 연주라도 들으면서 뜨거운 커피를 한잔 하고 싶은 건 누구나 비슷할게다.

닭장 같은 아파트에선 도무지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 단독주택 장독대엔 할매 손바닥만큼이나

정겨움이 배어나오는데 간혹 군불이라도 떼면 소나무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해 더 없이 기분이 상쾌하다.

예전에는 집을 지으면 보통 마당보다  높게 기단을 만들었는데 다른 말로는 죽담이라고도 하였다.

기단은 보통 60cm-150cm정도 높이로 만들었다.

기단을 만들기전에 먼저 집 지을  땅을 파서 기초공사를 하였는데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4종류의 기초공법이 있었다.

적심석지정이라하여 초석이 놓일 위치에 생땅이 나올 때까지 웅덩이를 판다음 잔자갈을 층층이 다지면서 쌓아올린 기법인데 자갈층 사이에는 생석회나 석비레를 썪어 다졌다.

여기서 지정이라는 말은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는 입사지정이라해서 웅덩이를 판다은 모래 층층이 물을 부어가면서 다져올린 기초법인데 모래는 보통 21-24cm정도로 깐 다음 물을 붓고 다진다음 그것을 반복해서 그렇게 기초를 만들었다. 이때 사용한 모래는 왕모래였는데 왕모래를 구하기힘들 때는 석비레를 사용했다. 다른 말로는 황사라고도 하였다.

석비레는 화강석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산모래를 말하였다.

세번째가 장대석지정인데 장대석지정은 건물이 의외로 크거나 지반이 약한 곳에 주로 사용하였는데 쉽게 표현하면 침목같이 생긴 화강석을 우물정자(#)로 쌓아올린 기초 공법이었다.

장대석공법으로 지어진 건물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경회루와 남대문과 동대문이 있다.

마지막으로 판축지정이라는 공법이 있는데 이건 단순히 흙만으로 기초를 만든 공법이었다.

생땅이 나올 때까지 웅덩이를 판다음 흙을 져다 부은후 달고질하여 층층이 다지면서 쌓아올린 기초공법인데 이 공법 역시 여러번 반복을 거듭해서 흙을 갖다붓고 다지고 또 그렇게 하였다. 이렇게 하는 걸 판축이라고도 불렀다.

달고질은 돌이나 나무로 절구통처럼 만들어 동아줄을 매거나 달고대를 만들어 여러사람이 줄을 잡거나 달고대를 잡고 지반을 다졌다.

이조시대에는 전문적인 달고패가 있었는데 달고패는 보통 11명으로 구성되었다.

좌우로 5명씩 동아줄을 잡고 달고질을 하면 나머지 한사람은 장구나 꾕과리를 치면서 소리매김을 하였는데 이걸 일명 지신밟기라고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