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선 시인이 쓴 시에 사는게 장난이 아니다라는 시가 있다.
살다보면 어릴 때의 그 해맑고 순박했던 동심도 한때나마 젊은날의 낭만과 멋도 어느새 삶이라는
먼지에 휩싸이다 보면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 것은 고사하고 우선 자기 앞가림하기에도 버거울 때가 많다.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겠거니 하고 이리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며 잠을 청해보지만
30이되고 40이 넘어서면 왠지 남은 세월이 더 초조해진다.
그나마 운이 좋아 제집이라도 장만한 사람은 그래도 덜 불안하지만 늘 전세집이나 삭월세집을 전전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남모르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언젠가 장안의 화제였던 방 빼 .................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는 집세를 내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베토벤의 제 5번 교향곡 운명의 첫 마디가 마치 밀린 방세를 받으러온 집주인의 노크소리를 연상케 한다고 하였는데 진위는 고사하고 삐거덕거리는 계단을 밟고 올라와 문을 두드리는 집주인의 노크소리는 베토벤에게도 공포 그 이상이었을 것만 같다.
한동안 시민단체에서 아파트 값이 너무 비싸다하여 원가를 공표해야한다고 떠들었는데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것도 그리 쉬운 일 만은 아닌 것 같으나 내가 봐도 아파트 값이 턱없이 비싼게 아닐까 하고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그러나 아파트를 짓는 업체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또 다른 구구한 변명이 많은 걸 보니 문제는 서민을 위하여 정부가 얼만큼 과감하게 토지를 확대하고 획기적이라 할 만큼 싼 값으로 주택을 공급하느냐에 달려있는것 같다.
비행기를 타고 우리나라 산천을 내려다보면 의외로 산이 너무나 많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데
70%가 넘는 이 산들을 단지 자연환경이나 산림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만으로 방치한 체 주택문제를 풀려면 대한민국은 아마도 하늘로 하늘로만 올라가는 방법 외에는 더 달리 뾰쪽한 대안을 찾을 길이 없을지도 모른다.
건축을 언필칭 예술이라고 부르지만 그건 어느 정도 여유있는 사람들에게나 통하는 얘기이다.
길거리나 전철역 바닥에서 북풍을 피하기 위하여 오늘도 웅크리고 자는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게 한낮 그림의 떡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따스한 아랫목에서 다같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일구려면 종교계가 갖고 있는 땅 부터라도 서민을 위해 무상으로 나눠주는 토지 무상 사용운동이 일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크리스마스 전날밤에 괜히 실없는 공상을 하며 애꿎은 술잔만 홀짝홀짝 기울인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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